[기자수첩] 현대·LG 글로벌 행보, ‘안에서 새는 바가지’부터 챙겨야

2021.08.07 06:00:10

 

코로나19 확산과 글로벌 반도체칩 품귀현상에도 한국 전기차의 성장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전기차·배터리 대표 기업인 현대차와 LG화학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만 각각 2조원을 기록하는 등 질풍가도를 달리고 있다.

 

양대 기업의 고속 순항은 해외로 넓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6월 전기차 배터리 협력 회동 후, 지난달 29일 인도네시아에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설립하는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핵심소재인 니켈의 매장량·채굴량 1위 국가이자, 아세안-태평양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위치란 이점을 갖고 있다. 합작법인을 설립해 11억달러(1조1700억원)를 투입하니, 양대 기업의 막강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양대 기업의 해외 진출은 충만한 자신감에서 비롯돼 보인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수소전기차 판매에서 도요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글로벌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세계 순위에서 2위에 올라, 중국 CATL과 미미한 차이를 냈다.

 

반면 충만한 그 자신감만큼 안방 정리는 여전히 깔끔치 못한 모습이다. 잦은 화재로 한때 현대차와 LG가 서로 배터리 소송전까지 벌이게 한 코나EV가 지지부진한 리콜 속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코나 리콜 완료 비율은 2만5083대 중 36%에 머무르고 있다.

 

LG 배터리를 장착한 코나는 2017년 출시된 현대차의 야심작 중 하나다. 하지만 잇따른 화재와 소비자 불만에도 국토교통부조차 명확한 원인 규명을 제대로 내리지 못해, 코나EV는 한 때 시장에서 ‘불나’란 악명까지 얻기도 했다.

 

양사는 지난 3월 1조4000억원을 투입해 코나 배터리시스템(BSA)을 전원 교체하고 배터리 관리시스템(BMS)을 업데이트하는 등 1차 리콜에 나섰다. 하지만 리콜 이후에도 시동 문제가 발생하는 등 ‘벽돌차’란 추가 오명만 얻었다. 지금의 배터리 전량 교체인 2차 리콜 또한 더딘 속도로 소비자 분통만 늘리는 상황이다.

 

두 기업의 전기차·배터리 산업 성장과 해외 진출은 일류기업의 국위 선양이라 부를만하다. 하지만 코나 연쇄 화재 이후 국내시장에 보인 대응은 '미덥지 못한 일류기업'이란 인상만 심어줬다. 글로벌 행보부터 둘러보기 전에, 안에서 새는 바가지부터 돌아봐야하지 않을까.

 

[ 경기신문 = 현지용 기자 ]

현지용 기자 hjy@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