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예방접종 맞으러 병원 왔다가 코로나19 가지고 나가게 생겼네요.”
18~49세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전국적으로 실시된 가운데 백신 접종을 진행하는 병원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지 못하고 있어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생기고 있다.
지난달 26일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성남시 한 병원을 간 A씨는 병원에 사람들이 가득해 깜짝 놀랐다. 사회적 거리두기는커녕 오히려 소파에 따닥따닥 붙어 앉은 사람들과 홀에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게다가 일반 진료를 위해 방문한 사람들과 백신을 맞고 15분간 대기하는 사람들까지 더해지며 협소한 공간에 계속해서 사람이 채워져 갔고, 결국 병원 복도까지 사람들이 대기하는 진풍경이 이어졌다.
A씨는 병원 측에 거리두기가 안 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지만, 당장 공간도 부족하고 인력이 없어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거리두기가 안 되는 곳은 비단 이곳뿐만이 아니다. 하남시 한 소아과에 방문한 B씨는 거리두기가 되지 않는 풍경에 불안함을 느꼈다. 아이가 아파 근처 소아과로 향했지만, 백신을 맞는 사람들로 인해 거리두기는 전혀 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소아과가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어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차례를 기다려 진료를 받았지만, 혹시나 코로나19가 감염된 것은 아닐까 이틀 정도 아이를 유심히 지켜봤다.
지난 9일 정부는 18~49세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10부제 예약을 진행했다. 부족했던 백신이 수급되면서 정부는 본격적인 백신 접종에 돌입했고, 추석 이후 백신을 예약한 사람들에게 추석 이전으로 날짜를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문제는 늘어나는 백신 접종자들로 인해 병원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혀 되지 않는 다는 점이다. 한 타임에 많게는 15명에서 적게는 5명까지 예약을 하고 있지만, 거리두기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모양새다.
시에서 운영하는 예방접종 센터에서도 거리두기가 쉽지 않은 만큼 동네 병원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애초에 인력이 부족해 거리두기를 감시할 수도 없을 뿐더러, 일반 환자와 백신접종 환자가 섞여 있어 할 일이 두 배로 늘었기 때문이다.
A씨는 “애초에 크지도 않은 병원들은 감수 할 수 있는 만큼의 예약을 받아야 하는데, 병원에 와서 보니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소파에 앉아있는 사람도, 홀에 서있는 사람도 너무 가까워서 걱정이 됐다”며 “백신을 맞은 뒤 홀에서 15분간 있으라고 했지만 발 디딜 틈도 없어서 그냥 집으로 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우선 사회적 거리두기 규칙에 따라 접종 기관에서 잘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원객이 많아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접종기관을 늘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진행하는 위탁의료기관이 1만여 곳이지만, 독감 접종의 경우 2만 곳이 참여하는 만큼 참여 기관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한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