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사색] 미·중 갈등상황속의 남북관계

2022.01.07 06:00:00 13면

 

 

기대 속에 출발했던 문재인 정부도 이제 4달 후면 그 임기를 마치게 된다. 문재인 정부 기간 남북관계에 대한 평가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으나 분명한 것 한 가지, 아쉬움이 너무 많이 남는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반성, 평가를 해야 문제해결을 넘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제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코로나 팬데믹과 미중갈등, 북한의 침묵 그리고 대선정국의 현 상황속에서 문재인 정부가 숙고해 주었으면 하는 일들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미·중갈등의 본질은 미국 패권의 영향력 감소와 중국의 정치, 경제력 상승에 따른 위상과 자신감 증대가 가져온 필연의 결과이다. 미중 무역마찰이나 중국대만의 양안관계에서의 대만지지, 남중국해 갈등 속의 미국 관여 등 그 이면에는 모두 미중 패권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쿼드 가입 희망 등 확실한 줄서기를 원하는 현 상황에서 중국을 고려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매우 힘든 상황임이 분명하다.

 

우리는 2016년 사드사태를 통해 한미동맹만을 강조하여 미국측에 경도된 선택이 어떤 후과를 얻게 되는지를 통렬하게 경험했다. 한중 무역액이 한미 한일 무역액을 합한 금액을 초과하고 무역흑자의 대부분을 대중국 무역에서 얻고 있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음은 자명하다. 국익 우선의 국제정치 현실에서 우리는 우리의 국익 수호 차원에서 냉철한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현명한 외교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조금 어색한 표현이지만, ‘주체적 기생 외교’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 같다. 미국 중국 모두의 비위를 맞출 방법은 없다. 국익에 따라 어제의 친구가 적이 되고 오늘의 적이 친구가 되는 국제정치의 현실을 망각해선 안 될 것이다. 한미동맹의 가치는 지금도 여전히 상위의 가치이지만 절대적이라 치부하거나 의리나 구원자라는 순진한 생각으로 현실인식에서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현 남북관계의 회복, 발전을 가로막는 방해요소는 미국에 대한 종속적 태도라 생각한다. 과거 6·25전쟁에서의 구원자, 이후 무조건적 원조로 한국 재건에 도움을 준 보호자, 많은 인재들이 미국 유학을 통해 미국적 가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주의를 배워 국가건설에 큰 도움을 준 미국,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고마운 이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의 우리가 갖고 있는 문제와 앞으로의 우리 후대들이 이끌어 갈 조국의 미래에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 또한 우린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마지막 몇 달 남지 않은 기간, 그래도 할 일이 많이 있다고 본다. 먼저 내달 북경 동계올림픽에 대통령이 직접 참여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미국에 종속적이지 않음을 중국, 북한에 확실히 보여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대북정책에 있어 주체적인 모습을 보여 주자. 꽃피는 봄 코로나에 지친 우리 국민들에게 금강산 꽃구경을 시켜 주자. 관광대가로 지불되는 달러는 북한이 원하는 식량, 생필품을 보내는 것으로 하면 대북제재에도 위반되지 않을 것이다. 문정부의 마지막 기회, 시원하게 한번 우리의 뜻을 관철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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