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0)이 시즌 첫 멀티골을 터트리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 기분 좋은 승리를 안겼다.
손흥민은 21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2021~2022 EPL 30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24분과 후반 43분 두 골을 기록해 팀의 3-1 승리에 앞장섰다.
지난 8일 에버턴과 28라운드 득점 후 두 경기에서 침묵했던 손흥민은 웨스트햄을 상대로 ‘만점 활약’을 펼치며 건재함을 알렸다.
이번 시즌 손흥민이 한 경기에서 두 골 이상을 넣은 건 이날이 처음이다.
리그 12호, 13호 골을 연달아 터트린 그는 디오구 조타(리버풀)와 EPL 득점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1골 1도움)를 더하면 손흥민은 올 시즌 공식전에선 모두 14골 6도움을 기록 중이다.
웨스트햄전에서 두 골을 추가하면서 손흥민은 성인 무대 통산 200골(클럽 170골·A대표팀 30골)을 달성했다.
2010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유럽 무대에 데뷔한 그는 함부르크에서 78경기에 출전해 20골을 넣었고, 이후 레버쿠젠에서 87경기를 뛰며 29골을 넣었다.
2015~2016시즌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뒤로는 316경기에서 121골을 기록했다.
여기에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에선 A매치 96경기에서 현역 선수 중 최다인 30골을 작성했다.
또 손흥민은 이날 ‘단짝’ 해리 케인의 도움을 받아 멀티골을 터트렸다.
이미 EPL 통산 최다 골 합작 기록을 가지고 있는 손흥민-케인 듀오는 이로써 38번째, 39번째 골을 합작하며 자신들의 기록을 새로 썼다.
39골 중 20골은 케인이 손흥민의 골을 도운 것이다.
통계 전문 업체 옵타에 따르면 EPL에서 동료 한 명에게 케인보다 많은 도움을 준 건 디디에 드록바의 24골을 도운 프랭크 램퍼드, 세르히오 아궤로의 21골을 도운 다비드 실바뿐이다.
리그 2연승을 달린 토트넘은 7위에서 5위(승점 51점·16승 3무 10패)로 도약했다. 웨스트햄은 7위(승점 48점·14승 6무 10패)다.
케인, 데얀 쿨루세브스키와 공격 ‘삼각편대’를 이룬 손흥민은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상대의 골문을 노렸다.
토트넘은 전반 9분 만에 행운의 상대 자책골로 리드를 잡았다.
케인이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손흥민을 향해 내준 패스가 웨스트햄 커트 주마를 맞고 득점으로 이어졌다.
손흥민이 직접 공격포인트를 올린 것은 아니지만, 그가 쇄도하는 과정에서 자책골이 나온 만큼 팀의 첫 득점에도 큰 역할을 했다.
2분 뒤에는 손흥민이 쿨루세브스키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슛을 시도한 게 골대를 맞고 나와 추가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집중력을 보인 손흥민은 결국 추가 골을 만들어냈다.
전반 24분 케인의 침투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페널티 지역 왼쪽으로 쇄도한 뒤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웨스트햄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전반 35분 코너킥 상황에서 사이드 벤라마가 오른발로 만회 골을 터트렸다.
한 골 차로 앞선 토트넘은 후반 확실한 쐐기골을 노렸다.
웨스트햄의 공세를 차단하며 역습 기회를 엿봤고 케인과 쿨루세브스키 등이 여러 차례 골문을 조준했다.
쉽게 나오지 않던 골은 후반 43분에야 나왔다. 이번에도 역시 해결사는 손흥민이었다.
토트넘 골키퍼 위고 요리스의 골킥을 케인이 머리로 패스했고, 이를 받은 손흥민이 재빠르게 돌파해 오른발 슛을 골대에 꽂아 넣었다.
손흥민은 올 시즌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만 10골을 넣어 '홈 득점'에선 리그 1위를 달린다.
경기 뒤 손흥민은 리그 공식 홈페이지에서 팬 투표로 선정되는 경기 최우수선수, ‘킹 오브 더 매치’(King Of The Match)에 뽑혔다.
이번 시즌 손흥민이 ‘킹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된 건 9번째로, 리그에서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12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손흥민이 롤모델로 꼽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8회)보다도 한 차례 많다.
골 감각을 과시한 손흥민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해 이란(24일), 아랍에미리트(29일)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 10차전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