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사색] ‘빠른 경제성장’을 원한다면

2022.06.08 06:00:00 13면

 

 

윤석열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저성장, 양극화, 일자리 창출, 부동산 가격 폭등 등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를 ‘빠른 경제성장으로 단번에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민간투자 유도를 통한 성장정책, 그러니까 규제 완화, 세제 개혁 등을 통한 기업친화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하고 과학 기술 혁신을 통해 고속 성장이 가능하리라는 기대를 하는가 보다. 국내 10대 대기업들도 이런 발표에 화답하려는 듯, 천조 원에 달하는 중장기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아직까지는 구체적 행동계획이 없는 기업 차원의 장래 희망 사항을 나타내는 계획이다. 그런데 국내외적 경제환경은 그리 녹록지 않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고용창출에 크게 기여하는 중소기업의 어려움, 국내 제조업 공동화에 따른 산업간 불균형, 미중갈등상황에 따른 외교무역정책의 혼란, 우크라이나 전쟁의 후과로 인한 석유,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의 폭등, 지속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한반도 불안 등은 우리의 의지와는 달리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빠른 경제성장’을 위한 동력을 대북 경협사업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지난 시기 개성공단사업의 사례가 보여주었듯, 기업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은 물론, 남북이 win-win하는 경제협력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보장하고 해외투자자들의 국내 투자를 증가시킬 것이다.

 

세계적 투자회사 골드만삭스는 2009년 보고서에서 남북이 통합을 이룬다면 통합 후 30년 내에 통합된 한국은 세계에서 미국 다음의 경제력을 갖게 될 것이란 예측을 하고 있다. 남한의 자본, 기술과 북한의 양질의 노동력과 부존자원, 그리고 조선인 전체의 교육열과 근면성을 그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세계적 투자자 짐 로저스도 한반도에 정치적 안정과 평화가 보장된다면 자신의 전 재산을 대북사업에 투자하겠다고 한다.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꾸준히 노력해 왔던 3대 남북경협사업인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남북철도도로 연결사업을 재추진한다면 평화와 경제,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것이다. 북한 핵문제 해결은 대북제재의 강도를 아무리 높여도 이룰 수 없다는 불편한 진실을 이젠 받아들여야 할 때라 생각한다. 언제까지 주변 강대국만 쳐다보면서 우리의 핵심 국익인 한반도 안정과 평화에 대해 방관만 하고 있을 것인가. 북한의 위협에 대비한다는 한미군사훈련이 역으로 북한의 핵에 대한 집착을 더욱 공고히 하는 악순환이 지속됨이 현재의 상황 아닌가.

 

미국만 쳐다보지 말고, 대북제재 완화 해제와 핵폐기 로드맵 교환을 우리가 먼저 북한과 협상하고 미국을 설득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먼저 정부에서 9·19평양공동선언의 이행의지를 내보이면서 코로나와 식량난으로 고통받는 북한주민을 위해 코로나 방역물품과 식량지원내용을 구체적으로 과감하게 제시하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특사파견을 준비하면 어떨까. 참 평화는 결국 강자의 양보에서 시작된다는 진리를 생각하자.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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