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사색] ‘담대한 구상’ 이전에 필요한 일

2022.08.25 06:00:00 13면

 

 

윤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큰 기대는 안했지만 어려운 국내 정국을 감안할 때 나름 획기적인 대북정책 관련 대북제의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조금은 기대를 했었다. 식량지원을 포함 발전, 항만, 농업기술, 의료, 국제투자 금융지원 프로그램 등 그간 북한에게 제의했고 또한 북한이 원하는 모든 내용이 포함된 그야말로 ‘담대한 구상’을 내놓았다. 그런데 문제는 조건이다.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 준다면’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참 답답한 것이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표한 것은 ‘90년대 초 핵문제가 대두된 후 수 십 차례는 될 것이다. 보수진영에서는 계속해서 그들의 진정성을 의심해 왔으나 지난 2018년 판문점, 평양남북정상회담과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그들의 진성성을 확실하게 확인한바 있다. 남한의 대통령에게 자신들의 국민 앞에서 직접, 자유롭게 연설을 하도록 했다는 사실은 그들이 진정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증거일 것이다. 그런데 다시 같은 조건을 제시하며 ’담대한 구상‘을 얘기 하니 북한이 발끈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현 정부가 자신들의 존재 가치를 높이기 위해 북한관련 문제를 정쟁화 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다. 오히려 전 정부가 해결하지 못한 한반도 핵문제를 우리가 해결 하겠다는 의지와 열정으로 전 정부의 실패의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대처한다면 성공하는 정부로 인정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데 말이다. 사실 지금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경제문제나 연금, 노동, 교육개혁 등이 모두 난제임은 누구나 인정한다. 이 어려운 문제에 몰입해도 부족할 시간과 정력을 잘못된 길에 낭비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너무 크다. 북한을 바로 볼 수 있는 관점의 전환과 민족의 미래를 생각하는 높고 넓은 마음을 갖는다면 새 정부를 선택한 우리 국민들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윤 대통령께서 2018년의 일련의 남북정상회담 과정과 북미 1차 싱가포르회담의 경과를 정확하게 분석을 하고 이듬해 하노이 2차 북미회담 결렬의 근본 원인을 파악한다면 북한 핵문제 나아가 남북관계 재개와 발전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대통령 취임시에 했던 선서를 잊지 않길 바란다.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노력은 지금 안고 있는 북한핵문제 해결 노력이라는 사실 명심하시길 바란다. 문제해결은 의외로 간단하다고 생각한다.

 

전 정부가 평양회담에서 약속했던 일들을 내가 실천 하겠다는 결단만 하면 된다. 북한 핵미사일 실험의 모라토리엄과 제재완화를 동시에 추진하자는 뜻을 미국측에 전하면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초대함이 어떨까. 일단 대화를 시작함이 중요하고 시급하다. 미국 바이든 정부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나름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 생각된다. 평화 가치의 최 우선성, 그리고 북한이란 존재의 이중성, 지금은 적이지만 다시 함께 살아야 할 형제라는, ’우린 원래 하나‘라는 사실을 잊지 말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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