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사색] 더 높이, 더 깊이, 더 넓게 바라보면 좋을 텐데

2022.11.08 06:00:00 13면

 

 

 

지난주 실시된 ‘비질런트 스톰’ 한미연합 대규모 공중훈련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예사롭지가 않다. 휴전 후 최초로 동해 NLL 이남지역에 미사일을 발사하는가 하면 ICBM을 포함, 다양한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우리에게 공포심을 불어넣고 있다. 우리 군은 NLL 이북 공해상에 대등한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도발에 강력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부도 이번 사태에 대한 평가를, 계획된 방어훈련인데 북한이 7차 핵실험의 구실을 찾기 위해 도발을 하고 있다고 규탄한다. 남북 상호간 강 대 강 대처가 상승작용을 하다 혹시라도 원치 않는, 절대 벌어져서는 안 되는 상황이 올까 걱정이 크다.

 

북한의 저의(real intention)를 정확히 파악한다면 원만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가 필요하다. 5년 만에 실시되는 최신예 공군기가 250대 참여하는 대규모 한미 공중연합훈련이다. 만약에 이 공군력이 북한 공격을 감행했을 시, 아마도 몇 시간 안에 평양을 포함 북한 주요도시는 초토화될 것이고, 50cm 규모의 물건까지 식별이 가능한 미국 정찰위성의 위력을 감안한다면 자신들의 최고 존엄의 생존도 담보 못할 상황이라 평가했을 것이다. 우리에겐 정상적이고 계획된 한미연합 군사훈련이지만, 문제는 북한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들을 공격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싱가포르, 하노이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이중적이고 오만한 협상 태도를 체험한 북한으로서, 남한에 새롭게 등장한 정권의 극도의 적대적 대북정책을 보면서 절대 물러서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과 생존에 대한 불안감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최신예 공군기와 핵 잠수함까지 동원된 한미연합훈련을 그냥 묵과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조금 원색적으로 표현하자면, ‘나만 죽을 것 같으냐, 너희도 죽을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막가파 식 행동이지만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 같이 살자는 애절한 표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현재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자신들 탓으로 생각하지 않고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에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는 저들의 생각과 행동을 고려해야 해결책이 보일 것이다.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하는 어린아이를 교정시키기 위해서는 어린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교육학의 기본원리를 생각하자. 이제까지 냉온탕을 오갔던 지난 정부들의 대북정책을 올바로 평가해 보고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면 길이 보일 것이다. 대화 그리고 교류협력만이 북한의 분노와 적대감을 누그러뜨리고 한반도 비핵화의 길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인정해야 한다. 제재만으로는 북한을 굴복시킬 수 없음은 수십 년의 경험이 증명하지 않는가.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자. 우리에게도 과오가 있음을 인정하자. 지난 정부의 일이라도 북한과 약속한 것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이자. 평화는 강자의 양보에서 시작된다. 헌법상 최고의 국가목표인 평화적 통일, 그리고 최상의 가치인 함께, 평화로이 살아가는 삶을 절대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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