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도 힘들어"…카드빚 돌려막고 보험 깨는 서민들

2024.05.08 15:11:54 5면

카드사 대환대출 1년 새 6000억 원 증가
보험 2년 유지율 4%p 하락...부실채권도 급증
카드대란 재현 우려…"리스크 확산 안될 것"

 

고금리 기조와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서민 경제의 어려움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카드대출마저 제때 상환하지 못하고 '돌려막기'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보험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비율도 떨어지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20년 전 발생했던 '신용카드 대란'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국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 74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93억 원 증가했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카드론 차주가 제때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카드사로부터 이를 다시 대출받는 상품으로 기존 카드론 상품보다 금리가 더 높다. 지난해 3월 1조 1448억 원이었던 대환대출 규모는 ▲6월 말 1조 3013억 원 ▲9월 말 1조 3709억 원 ▲12월 말 1조 5935억 원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카드사들은 건전성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카드론 금리를 높이고 취급을 줄이고 있다. 지난 3월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4.4%로 3개월 전(14.3%)보다 0.1%포인트(p) 높다. 같은 기간 신용점수 500점 이하 차주에게 카드론 대출을 시행한 곳은 삼성카드 뿐이다.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지면서 보험을 해약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25회차(2년) 보험 계약유지율은 65.4%로 전년(69.4%)보다 낙폭이 커다.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이 각각 71.6%, 60.7%를 기록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침체기에는 가입자들의 보험료 납입 여력이 줄어 보험을 해지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며 "당장 먹고 사는것도 빠듯해진 사람들이 보험료부터 아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체 규모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 지난해 말 7개 전업카드사의 연체액은 2조 3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8% 급증했다. 카드사 연체액이 2조 원을 넘어선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카드사들이 회수를 포기한 부실채권도 1년 새 2500억 원 이상 늘었다.

 

이처럼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인한 서민 경제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2003년 발생했던 '신용카드 대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취약차주가 많은 2금융권에서는 관련 위험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다만 금융권에서는 위기 대응 장치, 실적 구조, 리스크 관리 현황 등을 감안하면 그정도로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금융 위기 대응을 위한 장치가 강화돼 당장의 연체 리스크가 전반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연체율 등 건전성 관련 지표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카드사들이 건전성 관리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고현솔 기자 sol@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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