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감에 대하여, 배우 심창민 뮤지컬 첫 도전… ‘벤자민 버튼’

2024.05.22 10:24:38 10면

조광화 연출, 이나오 작곡, 정승호 무대
퍼펫 이용한 독특한 연출 …삶의 기쁨과 사랑에 대한 고찰
심창민 “뮤지컬 어려웠지만 인생의 ‘스윗 스팟’ 찾은 것 같아”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어려지는 남자 ‘벤자민 버튼’의 삶이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 ‘벤자민 버튼’은 미국의 ‘잃어버린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 F.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 ‘벤자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을 원안으로 삶의 기쁨과 사랑, 상실의 슬픔을 전하는 작품이다. 시간과 세월을 초월한 인간 보편의 인생을 탐구한다.

 

뮤지컬 ‘마타하리’, ‘웃는 남자’, ‘엑스칼리버’ 등 다수의 창작 뮤지컬을 제작한 EMK뮤지컬컴퍼니와 뮤지컬 ‘베르테르’, ‘서편제’등을 제작한 조광화가 만든 창작 초연 뮤지컬이다. 뮤지컬 ‘국경의 남쪽’, ‘콩칠팔 새삼륙’ 등에서 감성적 음악을 선보인 신예 작곡가 이나오가 작곡에 참여했다. 30여 년 간 무대 디자이너로 활약한 정승호 디자이너의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퍼펫(인형)’을 활용한 무대는 남들과 달리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어려지는 벤자민 버튼의 페르소나(Persona)로 주인공의 사랑과 고민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퍼펫엔 동양인 최초로 체코국립공연예술대학에서 마리오네트 제작과 연출을 전공한 오브제 아티스트 문수호 작가가 참여했다.

 

 

1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조광화 연출은 “벤자민 버튼의 이야기가 무척 매혹적이지만 무대에서 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며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벤자민의 일생을 보여줘야지만 의미 있는 작품인데 무대에서 CG를 쓸 수도 없고 특수분장도 할 수 없는데 영국의 ‘워호스’라는 작품을 보면서 퍼펫도 물체가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체로 보일 수 있겠구나, 내면이 있고 감정이 있는 인물이 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퍼펫을 쓴 이유를 말했다.

 

이어 “벤자민의 나이대를 정리해주면 이것도 공연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완전한 생명체를 만들고 싶은 욕심에서 출발했으나 인간의 섬세함은 따라갈 수 없는 지점이 있어서 약간의 거리를 두고 놀이성의 장치를 쓰고 인간 배우가 할 수 없는 슬로우모션 점프나 극단적인 표현들을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벤자민 버튼’엔 데뷔 21년 만에 뮤지컬에 출연한 동방신기 멤버 심창민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배우 심창민은 “팀원인 윤노윤호 같은 경우엔 너무 응원을 많이 해줬고 조만간 또 보러 오겠다고 많은 격려를 해줬다”며 “21년 만에 뮤지컬에 출연하게 된 이유는 곰곰이 생각을 해봐도 늦바람이라고 밖에 설명을 드릴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번 작품의 경우엔 소설도 있고 영화로도 제작된 콘텐츠가 너무 매력적이었고 주변분들께 조언을 구하다 보니 조광화 연출님과 함께 하면 굉장히 많이 배우고 귀한 작업을 할 수 있다고 친구 조규현이 얘기해 참여를 하게 됐다”며 “뮤지컬이란 작업이 정말 어렵고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너무나 멋진 배우와 제작진들과 함께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작품의 주제인 스윗 스팟(인생의 행복한 때)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심창민과 함께 벤자민 역엔 김재범, 김성식이 출연했고, 벤자민의 사랑이자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재즈클럽 가수 블루역엔 김소향, 박은미, 이아름솔이 출연했다.

 

 

배우 김성식은 “제가 어려웠던 점은 퍼펫에서 빠져나오는 것, 퍼펫과 저의 합쳐지는 부분을 빠져나와 저로 연기하는 부분이었다”며 “연출님의 정서에 더 깊게 다가가라는 조언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공연하면서 퍼펫과 계속 친해지는 중이다”고 말했다.

 

블루 역으로 출연한 배우 김소향은 “관객들과 늙어간다는 것에 대해 공감하고 나누고 싶었다”며 “여러분들과 함께 나이를 들어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주름이 하나씩 늘어간다는 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일까, 그리고 그것을 함께 나눌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축복받은 인생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이어 “블루가 마지막으로 부르는 노래 중에 ‘불안에의 초대’라는 노래가 있는데 대본 읽을 때도 그렇고 그 노래 하나만을 보고 이 공연을 택했고, 이 노래를 부르기 위해 2시간 가까이 달려온다고 생각한다”며 “이 노래를 듣기 위해서 꼭 한번은 이 공연을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고륜형 기자 krh0830@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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