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천시교육청 노트북 보급사업 이대로 괜찮은가… (하)서울보다 비싸고 학생 활용도 떨어져

2024.06.18 15:23:35 인천 1면

인천시교육청 노트북 보급 단가 서울시교육청 디벗보다 20여 만 원 비싸...학교 학부모 모두 분실 우려 사용제한 등 활용도 떨어져
시교육청, 코딩교육 전면화가 노트북 보급 당초 목적...서울시교육청의 태블리PC 한계 있어

 

중학교 1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 A씨(45)는 지난 3월 아들이 학교에서 받은 노트북을 함부로 쓰거나 잃어버릴까 노심초사다.

 

노트북을 받으면서 함께 받은 안내문을 통해 ‘학생 잘못으로 인한 고장이나 파손은 수리비를 부담해야 하며 분실할 경우 학생(학부모)이 구입비용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을 전달받았기 때문이다.

 

A씨는 “중학교 1학년짜리가 고가의 노트북을 잘 관리하고 다루기란 어려운 일이다. 결국 또 부모 숙제다”며 “학부모 입장에서는 비싼 고사양 디지털 기기보다는 학생들이 마음 편하게 다룰 수 있는 기종이었다면 보다 효율성이 높지 않았겠나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 2022년부터 학년별 노트북 보급률을 높이고 있다. 올해는 초5, 중1, 고1 학생들이 노트북을 지급받아 보급률 78%를 육박했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 초4, 고1 대상 보급까지 마치게 되면 인천지역 초4~고3 대상 학생은 모두 개인 노트북을 활용한 다양한 학습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A씨처럼 노트북 유지관리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사용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고, 학교별로도 사용공간 제약을 두는 학교가 많아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최근 인천지역 학생들에게 보급하고 있는 노트북은 고사양·경량 제품으로 시중가 200만 원 상당 제품이다. 

 

지난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지급한 노트북 보급대수만도 18만 9865대로, 구입비로만 1659억 원이 투입됐다. 구입단가로 치면 대략 87만 3778원 정도다.

 

하지만 여전히 큰 금액이고 고가의 대여품이다.  

 

반면 서울시교육청이 선택한 스마트기기 '디벗'(태블릿PC)과 비교하면, 디벗은 올해 연말 보급수 기준 41만 5320대다.  여기에 대한 구입비로는 모두 3248억 원이 투입됐다. 단가를 계산하면 78만 2047원이다.

 

인천에 비해 9만 원 정도 낮은 단가다.

 

그런데 인천과 다른 점이 있다.

 

디벗의 경우, 구입단가 안에  충전·보관함 비용과 유지관리비(양품화 비용만 별도)가 포함됐다.

 

반면 인천은 충전·보관함 비용만도 현재까지 101억 원(7919대·학급당 1대)이 추가로 투입됐고 5~6년간 유지관리비용만도 139억 원이 별도로 투입됐다.

 

이 비용을 다 합산해서 계산하면 단가가 100만 184원에 달한다. 서울에 비한다면 학생 1인당 20여 만 원이 더 투입되는 셈이다.

 

내년 지급 예정인 초5, 고1 대상 노트북 대수인 5만 2712대까지 더해 계산하면 인천시교육청이 보급하는 노트북 대수는 모두 24만 2577대다.  디벗 비교 더 투입된 20만 원씩 전체 대수에 적용하면 무려 485억 1540만 원 예산이 서울보다 더 들어간 셈이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인천의 노트북 보급 당초 목적은 ‘코딩교육 전면화’다. 서울시교육청의 디벗으로는 코딩교육에 분명한 한계를 지닌다”며 “충전·보관함 시설 설치 및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유지관리 또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신충식 인천시의회 교육위원장은 “그동안 보험가입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고, 올해부터 시행된다”면서도 “다만 코딩교육은 학교 전산실 등을 활용·운영해야 효율적이다. 예산을 줄이고 학생들도 보다 편안하게 디지털 학습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교체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산에 대한 문제부터 명확하게 짚겠지만, 인천시교육청도 다양한 각도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연수 기자 ]

이연수 기자 ysmh0104@gmail.com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