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6년 전 시흥시의 한 슈퍼마켓에서 점주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쳐 달아난 40대의 사건을 '계획범죄'로 결론내렸다.
23일 시흥경찰서는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한 40대 A씨를 이날 오후 수원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한 점 등에 미뤄 이 사건을 계획범죄로 결론 내고, A씨에게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강도살인죄의 법정형은 사형이나 무기징역이다.
A씨는 2008년 12월 9일 오전 4시쯤 시흥시 정왕동의 한 슈퍼마켓에 침입해 점주인 40대 B씨를 살해한 후 금품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이틀 전인 같은 달 7일 새벽 임시로 거주하던 집 인근 슈퍼마켓에 들렀다가 깊이 잠이 든 B씨가 불러도 잘 일어나지 못하자 금고에 있던 현금을 보고 절도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일 평소 낚시를 다닐 때 쓰던 흉기를 가방에 넣고, 마스크를 착용한 뒤 B씨가 잠들었을 만한 시간대인 오전 4시쯤 슈퍼마켓에 침입해 금고를 열어 현금을 훔치려고 했으나, B씨가 저항하지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경찰은 범행이 일어난 매장 내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으나, 용의자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건은 장기 미제로 남았다.
그러나 지난 2월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된 결정적인 제보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고, 결국 지난 14일 경남에 있는 주거지에서 A씨를 체포했다.
그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검거 이후 3차례에 걸친 조사 끝에 "내가 B씨를 흉기로 찔렀다. 죄송하다"며 자백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