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극으로 전하는 전쟁의 서사…연극 ‘일리아드’

2024.07.30 11:04:11 10면

고대 서사시 '일리아스' 원작으로 한 연극
9월 8일까지 예스24아트원2관

 

“밤이고 낮이고 계속 또 계속, 모든 전투, 모든 여담 난 노래하고 또 이야기했지...” 고대 그리스로마 문학의 서사시 ‘일리아스’는 이야기를 전하는 ‘시인’이 ‘뮤즈’에게 이렇게 말을 걸며 시작한다.

 

‘뮤즈’는 ‘시인’의 이야기를 도와주며 사건들에 대해 특징 짓는다. 전체 24권, 총 1만 5693행으로 이뤄진 ‘일리아스’는 서사시의 원형이 되며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고대 서사시 ‘일리아스’를 바탕으로 한 연극 ‘일리아드’가 관객을 만나고 있다. 저자인 호메로스의 대화로 시작한 ‘일리아스’와 같이 내레이터와 뮤즈가 110분간 무대를 이끌어간다. 배우이자 작가 데니스 오헤어와 연출가이자 작가인 리사 피터슨이 공동 집필했으며 2010년 초연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21년 초연됐다.

 

원전 ‘일리아스’는 트로이의 왕자 헥토르와 그리스 장군인 아킬레스를 주인공으로 10여 년에 걸친 트로이 전쟁을 서술한다. 연극 ‘일리아드’ 역시 전쟁의 서사를 얘기하지만 전쟁에서 스러져간 많은 평범한 사람들, 빼앗긴 일상들을 부각한다.

 

‘전쟁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며 트로이 전쟁 이후 인류는 과연 어떻게 변했는지 묻는다.

 

 

극은 기타, 드럼,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세 뮤즈와 세 내레이터가 짝을 이뤄 트로이 전쟁에 대해 얘기한다.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던진 황금 사과에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는 분열하고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는 황금사과를 아프로디테에게 바친다. 파리스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헬렌의 사랑을 얻게 되지만 헬렌은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였고 격분한 메넬라오스 왕은 형 아가멤논과 대군을 이끌고 트로이 원정길에 나선다.

 

그리스 신들도 세 편으로 나뉘어 대립한다. 트로이의 헥토르와 아이네아스, 그리스군의 아킬레스와 오디세우스 등 많은 영웅들이 10여 년간의 전쟁을 이어가고 이 과정에서 헥토르가 아킬레우스에 의해 죽게 된다. ‘일리아스’는 헥토르의 장례를 치르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왜 싸우고 있는지 이유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긴 시간 동안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했고, 일상은 파괴됐다. 병사들은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만 하게 됐으며 전쟁은 무의미한 것이 됐다. 이야기를 전개하는 내레이터도 끝나지 않은 전쟁에 분노하고 슬퍼하며 지쳐간다.

 

인류의 역사는 곧 전쟁의 역사다. 태곳적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역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크고작은 수많은 전쟁으로 얼룩져있다. 십자군 전쟁, 백년 전쟁, 아편 전쟁, 제1, 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쟁을 지나 현재 크림반도를 둘러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과연 인류는 과거로부터 무엇을 배웠는지 되묻는 한편 반복되는 전쟁을 멈춰야 한다고 부르짖는다.

 

악기를 연주하는 뮤즈의 연주가 1인극을 하는 내레이터의 연기에 덧입혀져 서사를 극적으로 만든다. 애절하고 때로는 강렬한 연주가 서정적이다.

 

내레이터를 맡은 황석정 배우는 배역에 대해 “내레이터는 어쩌면 신의 저주로 오랫동안 죽지 못하고 여러 곳을 떠돌며 전쟁의 참사를 전하는 자”라며 “인간들에게 분노와 불화가 사라진 세상이 올 때까지 멈출 수 없다. 노래하고 이야기 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연극 ‘일리아드’는 9월 8일까지 예스24아트원2관에서 계속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고륜형 기자 krh0830@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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