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넣고 보자에...정부, '줍줍' 제도개편 검토

2024.08.25 15:11:51 16면

무주택·거주지 등 신청 자격 제한 둘 듯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서버가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던 경기 화성시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청약(일명 '줍줍')을 계기로 정부가 무순위 청약제도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시세차익을 노리며 '일단 넣고 보자'는 식으로 청약에 뛰어드는 이들이 늘어나 무순위 청약이 제도의 취지에 벗어난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만큼, 무주택·거주지 등 신청 자격에 제한을 두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25일 "청약시장 분위기가 바뀐 상황에서 현행 '줍줍'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게 맞는지 문제 의식을 갖고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무순위 청약은 1·2차 청약에서 미달했거나 계약 포기 등으로 생기는 잔여 물량에 청약을 다시 받는 제도다. 집값 급등기 무순위 청약이 '로또 청약'으로 불리며 과열되자 정부는 2021년 5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로 무순위 청약 자격을 제한했다. 

 

이후 부동산시장이 침체하며 미분양 우려가 커지자 지난해 2월 28일부터 사는 지역과 주택 수와 관계없이 누구나 민영 아파트 청약을 넣을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청약 시장의 과열 양상이 재현되고 있다. 시세차익을 노리며 '일단 넣고 보자'는 식으로 청약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

 

지난달 이뤄진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84㎡ 1가구 무순위 청약에는 무려 294만 4780명의 신청자가 몰리며 사상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시 접속자가 몰려 청약홈 서버가 마비되면서 청약 기간이 이틀로 늘어나는 소동도 겪었다.

 

동탄 청약 이후 현행 무순위 청약이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이라는 청약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어 민영주택 무순위 청약 요건이 다시 강화되는 방향으로 소폭의 제도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주택시장이 정상화됐다면 과거처럼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에게 청약 기회를 주는 것이 맞다"며 "지금의 민영주택 무순위 청약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게 되면 시장을 자극할뿐더러 수요자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택이 필요한 사람이 주변 시세보다 조금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청약제도의 본질"이라고 짚었다.

 

공공주택의 경우 민영주택과 달리 무주택이어야 무순위 청약에 신청할 수 있다. 당첨자의 불법 전매, 부동산 공급 질서 교란 행위 등이 적발돼 주택을 회수한 뒤 재공급하는 '계약 취소 주택'에도 무주택, 거주지 요건이 적용되고 있다.

 

동탄역 롯데캐슬은 무순위 청약과 함께 계약 취소 주택 4가구(신혼부부 특별공급 2가구·일반공급 2가구)를 대상으로 입주자를 모집했는데, 특별공급은 화성시에 거주하는 무주택 가구 구성원, 혼인 기간 7년 이내라는 요건을 갖춰야 했다. 일반공급 대상자의 경우 화성시 거주 무주택 세대주로 제한됐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재공급 신청은 9857명, 일반공급은 4만 4031명 수준이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고현솔 기자 sol@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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