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절벽' 우려에 실수요자 만난 이복현 "세심한 관리 필요…두 마리 토끼 잡겠다"

2024.09.04 11:23:52 5면

"갭투자 등 투기수요 관리하되 실수요 제약 없어야"
"정보 유통 빨라 풍선효과 우려…전 금융권 노력 필요"
"실수요자 보호 및 가계대출 관리 방안 금융권과 모색"

 

금융당국의 강력한 가계대출 억제 기조로 금융권이 연일 대출 축소 대책을 발표하면서 대출절벽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출 실수요자들과 만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권에 세심한 대출 관리를 당부했다. 또한 보험 등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옮겨붙는 '풍선 효과'를 우려하며 대출 관리를 위해 보험 등 전체 금융권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를 열고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와 관련된 영업 현장의 애로·건의사항과 부동산시장 전문가, 업계 등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 간담회에는 이 원장을 비롯한 금감원 관계자들과 개인 고객 6명, 은행 영업점 직원 2명, 부동산 전문가 4명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원장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필요성을 피력하며 이달 시작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차질없이 시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여러 차례 경험했던 것처럼 주택시장 회복 시기에 공급과 수요가 적절히 관리되지 않을 경우 과도한 차입을 동반한 주택구매가 확산되고 내 집 마련을 바라는 실수요자들의 불안도 초래할 수 있다"며 "금융당국은 지금까지 가계부채 문제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적정수준으로 관리하고자 차주별 DSR 제도, 스트레스 DSR 제도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융권에 보다 세심한 가계대출 관리 대책을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갭투자 등 투기수요 대출은 막아야 하지만, 실수요자에 대한 자금공급까지 제한해서는 안된다는 것.

 

이 원장은 "최근에는 은행권도 가계대출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긴요하지 않은 대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는 등 자율적인 위험 관리방안을 시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투기수요 대출에 대해서는 심사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정상적인 주택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형태의 대출 실수요까지 제약받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히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강화 조치 이전 이미 대출상담 또는 신청이 있었거나 주택거래가 확인되는 차주의 경우 고객과의 신뢰 차원에서 정당한 기대를 최대한 보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전 은행권에서 발생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환액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대출규모를 관리하면서도 실수요자에 대한 신규자금도 충분히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보험 등 2금융권으로 수요가 옮겨붙는 '풍선효과'를 우려하며 보험·상호금융 주담대 일일 모니터링 체계 가동 등 관리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최근에는 대출 정보의 유통속도가 빨라 금융회사간 대출수요가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 우려도 크다"며 "은행권 뿐 아니라 보험, 중소금융회사 등 전 금융권이 합심해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도 금융권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창구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현재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PF 재구조화도 차질 없이 진행해 공급측면에서도 주택시장이 안정화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실수요를 보호하면서 가계대출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금융권과 함께 모색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고현솔 기자 sol@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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