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대지하차도 방음판 교체 작업 중인 용인시 기흥구청이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화학강화유리'를 소재로 선택해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9일 경기신문 취재에 따르면 기흥구청은 지난 2022년 12월 29일 발생한 과천 방음터널 화재 사고 이후 강남대지하차도 방음판과 천장을 교체하고 있다. 기존에 사용되던 PMMA가 쉽게 불이 붙는 만큼 화재로부터 안전한 소재로 교체하는 것이 골자이다.
PMMA 대체 소재로는 비교적 불에 타는 속도가 더딘 폴리카보네이트(PC)가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기흥구청은 화학강화접합유리를 선택해 교체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직으로 세워진 방음판에서 화학강화접합유리를 사용하는 경우는 많지만, 강남대지하차도처럼 천장에 방음판이 설치된 곳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화학강화접합유리는 폴리카보네이트보다 2배가량 무겁기 때문에 천장에 사용될 경우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강남대지하차도 방음판 교체작업을 진행 중인 작업자들도 화학강화접합유리는 적합하지 않은 소재라고 설명했다.
업체 관계자는 "건축물에서 수직으로 세워진 벽에서 유리를 사용하는 경우는 많지만 지상과 수평을 이루는 천장에서 유리를 사용하는 경우는 없다"며 "건축물 프레임이 폴리카보네이트보다 무거운 유리를 버티지 못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납품 업체와 모종의 관계가 있지 않는 한 천장에 사용하지 않는 화학강화접합유리를 선택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지금 당장 아무 문제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 추락과 파손으로 인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기흥구청은 강남대지하차도의 경우 전국에서 유일하게 천장의 무게를 분산하는 프레임이 추가로 설치되 화학강화접합유리를 선택했다는 입장이다.
기흥구청 관계자는 "일반적인 지하차도와 달리 강남대지하차도 천장에는 방음판을 끼우는 프레임 중간에 무게를 버티는 프레임이 추가로 달려있다"며 "무거운 화학강화접합유리를 충분히 버틸 수 있는 구조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울러 지하차도인 만큼 빛 투과율이 중요해 반영구적으로 투명도가 유지되는 유리 소재를 선택했다"며 "폴리카보네이트의 경우 10년이 지나면 점차 투명도가 떨어져 장기적으로는 화학강화접합유리가 적합하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