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던 국내 건설업계에 외국인 기술인력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최근 베트남 토목 전문가 3명이 E7-1 비자를 취득하며 국내 건설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는 그동안 고령화와 청년층의 건설업 기피로 인해 심화된 인력난 문제를 해소하고, 건설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력 도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의사소통 문제로 인한 품질 저하, 안전 사고 증가, 그리고 내국인 일자리 감소 등이 대표적인 우려 사항이다.
대한전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번 비자 발급은 국내 건설업계에서 외국인 전문 기술인력 비자가 허가된 첫 사례다. 그동안 건설업계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은 주로 E-9(비전문취업)이나 H-2(방문취업) 비자를 통해 단순 기능직으로 채용돼 왔으나, 이마저도 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많았다.
E7-1 비자는 건설업계가 필요로 하는 고급 전문 기술자들에게 발급되는 비자다. 이번 비자 발급으로 인해 국내 건설 현장에 외국인 기술자가 본격적으로 투입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이로써, 그간 고령화와 청년층의 건설업 기피로 심화된 인력난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대한전문건설협회는 외국인 전문 인력의 도입이 기존 내국인 기술자와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며, 건설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력 도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언어 장벽으로 인한 의사소통 문제와 이로 인한 현장의 안전 사고 증가, 부실 시공 가능성 등이 대표적인 걱정거리로 꼽힌다. 건설 현장에 투입되기 전, 근로자들은 4시간의 기초 안전보건 교육을 이수해야 하지만, 교육이 한국어로만 진행되는 상황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의 숙련도와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로 사망한 외국인 근로자는 총 85명으로, 이 중 64.7%인 55명이 건설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통계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안전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외국인력 도입은 내국인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건설업계는 경기 변동에 민감하고, 저임금 노동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외국인력 도입이 내국인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기술인력 도입은 인력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맞춤형 한국어 교육과 안전 교육 프로그램 제공, 그리고 내국인 근로자들의 재교육과 직무 전환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