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립미술관의 소장품을 토대로 원본과 복제의 관계를 탐구해보는 전시가 열렸다. 지난 4월 16일부터 9월 22일까지 개최한 1부에 이어 일부 작품과 작품별 복제물, 2차 저작물이 추가 및 교체돼 열리는 2부 전시다. 전시의 주제는 이어가며 다양한 작품으로 개념을 살펴본다.
전시의 주제는 ‘원본과 복제’로, 예술작품의 원본과 그 복제물, 파생된 2차 저작물 등을 알아본다. 저작권과 예술 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기록용 사진과 예술로서의 사진의 차이를 탐구해본다. 궁극적으로 현대예술에서 진행되는 AI를 이용한 작품 생성에서 ‘어디까지를 예술로 인정할 것인가?’하는 논의를 진행한다.
전시는 1부와 같게 4가지 섹션으로 진행된다. 1부 ‘법으로부터: 원저작물, 복제물, 2차적 저작물’, 2부 ‘맹점 형성: 사과는 붉은가?’, 3부 ‘자료와 작품의 이분법’, 4부 ‘테세우스의 배: 미묘한 관계성’으로 조각, 사진, 뉴미디어 등 9점이 전시된다.
2부 전시에는 한애규(b.1953-)의 ‘지모신’, 안성석(b.1985-)의 ‘역사적 현재 002, 004’, 심영철(b.1957-)의 ‘빗의 단계적 표상’이 새롭게 전시된다.
1부 ‘법으로부터: 원저작물, 복제물, 2차적 저작물’에서는 예술 작품의 원본과 복제품을 정의하고 원본으로부터 새롭게 재창조된 2차적 저작물에 대해 알아본다. 저작권의 개념과 저작자의 허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이명호(b. 1975-)의 ‘문화유산 #서장대’, 이이남(b. 1969-)의 ‘인왕제색도_사계’가 전시된다.
2부 ‘맹점 형성: 사과는 붉은가?’에서는 예술품을 새롭게 바라보는 방법을 제시한다. 사과의 겉면만 보고 붉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우리는 그 속의 과육과 씨앗을 보지 못한다. 예술작품도 15초 만에 색과 형태를 파악하지만 질감과 물성, 의도는 파악하지 못한다. 의도적으로 이 요소들을 떼어 관람하게 함으로써 예술작품을 자세히 관찰하게 한다. 한애규(b.1953-)의 ‘지모신’ 원작과 복제품이 전시된다.
3부 ‘사진: 자료와 작품의 이분법’에서는 사진의 본질에 대해 알아본다. 피사체를 찍는 사진은 본질적으로 복제품이고, 이를 예술로 인정할 것인가 하는 논쟁이 이어져왔다. 사진은 1800년대부터 100년의 논쟁을 지나 제8의 예술로 인정받았다. 기록용 사진과 예술사진의 차이, 일반 사진이 작품으로의 지위를 얻기 위한 조건을 알아본다. 김경태(b.1983-)의 ‘서북공심돈’, 안성석(b.1985-)의 ‘역사적 현재 002, 004’가 전시된다.
4부 ‘테세우스의 배: 미묘한 관계성’에서는 작품(원저작물)과 복제물(3D출력물), 기능적 저작물(3D도면)에 대해 살펴본다. 작품을 복제하는 기능적 저작물에 주목해 대량생산된 복제물이 원본을 대체할 수 있는지 질문한다. 마치 ‘화성성역의궤’에 의해 복원된 화성을 원본이라고 볼 수 있는지와 같다. 유의정(b.1981-)의 ‘액체시대’, 심영철(b.1957-)의 ‘빗의 단계적 표상’이 전시된다.
전시실 1층에는 ‘배형경(b.1955-)의 ’벽·인간 1.3‘이 전시돼 전시의 주제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관람객들은 작품을 찍고 공유하는 과정을 거쳐 원저작물과 복제물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
미술관의 소장품을 이용해 최근 논의되고 있는 AI를 이용한 예술의 범위를 생각해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내년 3월 3일까지 진행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