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폐기된 후 진행된 첫 촛불문화제에 10만 명의 국민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집회에 계속 참여해 대통령 탄핵과 민주주의 회복에 동참하겠다고 다짐했다.
8일 촛불행동은 오후 3시부터 서울 국회의사당역 광장에서 촛불문화제 집회를 개최했다. 전날인 지난 7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 탄학소추안이 국회의원 정족수 부족으로 폐기된 후 처음으로 열린 집회다.
주최 측인 촛불행동은 당초 서울경찰청에 집회 인원을 1만 명으로 신고했다. 그러나 집회가 시작됐을 당시 2배에 달하는 약 2만 명이 모여들었으며, 시간이 지날 수록 수만 명의 인파가 계속 모였다.
이들은 '즉각 탄핵'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대통령을 탄핵하라', '즉각 퇴진하라'를 외쳤다. 특히 탄핵소추안이 반대표로 인한 부결이 아닌 국회의원 정족수 부족으로 폐기된 것에 대해 분노하며 '국민의힘도 공범이다'며 소리치기도 했다.
김광현(32) 씨는 "국민이 준 권력으로 마땅히 참여해야 할 표결을 국회의원들이 따르지 않았다"며 "국민들이 원하는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국회의원들은 반성하고, 우리의 뜻을 따라야한다"고 일갈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두꺼운 외투와 목도리를 얼굴까지 감았지만 차가운 칼바람이 부는 상황에 손과 발을 동동 굴며 몸을 떨기도 했다. 그러나 집회 주최 측의 구호에 맞춰 '대통령을 탄핵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민주주의를 향한 뜨거운 열정을 보였다.
박진수(31) 씨는 "어제 탄핵이 국민의힘 국회의원들 때문에 불명예스럽게 폐기됐지만 우리는 멈출 수 없다"며 "나라가 바로 설때까지 집회에 참여할 것이다"고 성토했다.
기말고사가 불과 1주일이 남지 않은 시점으로 공부하기에도 바쁜 젊은 대학생들도 올바른 세상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집회에 동참했다.
한국대학생지보연합회인 '대진연' 소속 학생들은 "다가오는 기말고사보다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이 순간이 더 중요하다"며 "가만히 집에서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전국에 있는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번 집회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또 'SEES 특별탄핵활동부', '쯔모근 단련회', '전국쿼카보호연합회' 등 생소한 이름의 동아리들도 각자의 깃발을 흔들며 집회에 참여했다. 집회에 참여한 '제발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 관계자는 "이름 그대로 아무것도 안하고 싶은 친구들끼리 모여 만든 단체다"라며 "그런 우리도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거리에 나섰다"고 전했다.
집회에는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류삼영 전 총경 등 정치계 인물도 다수 참여했다. 김 의원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민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탄핵에 동참하도록 만들겠다"며 "반드시 성탄 선물로 여러분들께 대통령 탄핵을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류 전 총경은 "1차 쿠데타를 실패한 윤 대통령은 즉시 직위해제해야 한다"며 제2, 또 제3의 쿠데타를 막기 위해서는 즉가 체포해 수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집회는 16세 청소년부터 60대 학교 교사까지 일반 시민들의 자유발언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무대에 서서 집회에 참여한 인파를 향해 "고생이 많다. 동참해줘서 고맙다"라는 인사와 함께 대통령 탄핵 필요성을 주장했다. 특히 자유발언에 나섰던 A씨는 "우리 부모 세대가 뽑은 윤 대통령을 젊은 우리가 끌어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7시쯤 집회를 주최한 촛불행동은 "오늘 집회는 여기서 마무리하려 한다. 집회는 매일 매일 진행될 것"이라며 집회 종료를 선언했다.
이후 무대에 '아파트', '질풍가도', '거북이' 등 음악이 울려퍼지자 참여자들은 아쉬워하며 현장에 남아 노래를 따라부르거나 춤을 추기도 했다.
강명균(31) 씨는 "아직까지 대통령이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을 보니 국민의 목소리가 아직 국회와 대통령실에 전달되지 못했나보다"라며 "앞으로도 집회에 계속 참여해 민주주의 회복에 동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촛불행동은 매일 오후 7시 서울 국회의사당역 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집회 종료 기준 집회 참여 인원은 집회 측 추산 약 10만 명이 모였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