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에 위치한 하이엔드 아파트 단지 ‘아크로 베스티뉴’가 역대급 분양가 논란 속에서 절반 이상의 물량을 소진하지 못한 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5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아크로 베스티뉴는 217가구 모집에 1229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5.7대 1을 기록했지만, 본 계약 체결률은 43%에 그쳤다.
아크로 베스티뉴는 전용 84㎡ 분양가가 15억 원대로, 3.3㎡당 4500만 원을 기록하며 안양시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다. 전용 59㎡는 9억 9920만 원에서 10억 8950만 원, 전용 74㎡는 12억 8650만 원에서 14억 4380만 원, 전용 84㎡는 14억 4380만 원에서 15억 744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인근 신축 아파트보다 3억~4억 원가량 높은 수준으로, 수요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특히,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는 일반분양 물량의 약 80%가 계약에 실패하며 가장 낮은 계약률을 기록했다.
분양에 실패한 잔여 물량 220가구는 무순위 청약으로 전환된다. 전용 59㎡ 타입에서만 175가구가 남는 등 전반적으로 계약이 저조했다.
아크로 베스티뉴는 범계역 역세권 단지로, 롯데백화점과 뉴코아아울렛, 평촌 학원가 등 뛰어난 생활 인프라를 자랑한다. 최고 39층, 7개 동, 1011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복층형 스카이라운지, 수영장, 스카이 게스트하우스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도 갖췄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고분양가가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분양가는 단지의 입지와 설계를 넘어 시장 심리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며 “현재 시장 분위기에서는 미분양 물량 상당량이 입주 시점까지도 소화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비규제지역으로 청약 예비 당첨자를 모집 물량의 500%까지 선발할 수 있음에도, 초라한 계약률은 수요자들이 높은 분양가에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분석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고급 브랜드와 뛰어난 입지 조건만으로는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뒤집기 어렵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