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 죽산 두교리 주민들, 물류시설 공사로 고통… “마을이 공사장이 됐다”

2025.02.10 10:55:30 9면

덤프트럭 하루 250대 통행… 주민들 "안전 위협, 도로 파손 심각"
"토지 매입 늦어져 불안"… 사업자 "경기 불황으로 지연"
황윤희 의원 "주민 피해 최소화할 대책 마련해야"

 

안성시 죽산면 두교리 주민들이 대규모 물류시설 부지 조성 공사로 인해 심각한 불편을 겪고 있다. 하루 수백 대의 덤프트럭이 마을 도로를 오가며 안전을 위협하고 도로를 파손하는 가운데, 주민들은 "마을이 사실상 공사장이 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토지 매입이 지연되면서 거주 불안까지 가중되자, 7일 주민과 사업자 간 간담회가 열렸지만 갈등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곳은 죽산면 두교리 산51-3번지 일대 약 6만 평 규모의 '두교2 물류시설' 부지다. 사업은 2021년 10월 시작돼 2022년 4월 산업유통형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확정되면서 본격화됐다.

 

그러나 부지 조성이 시작되면서 하루 약 200~250대의 덤프트럭이 마을로 진입하면서 주민들의 생활이 크게 불편해졌다. 마을 도로는 폭 4m 정도의 2차선 도로로, 대형 트럭이 계속해서 드나들면서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주민들은 "아이들이 길을 건너는 것도 위험한 상황"이라며 "덤프트럭이 도로를 훼손하고 먼지를 날리며 신호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마을이 무법천지가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마을 입구는 공사장처럼 어수선하고, 도로 곳곳이 망가져 운전하기도 어렵다"며 "이런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르니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공사로 인한 불편뿐만 아니라, 토지 매입 지연도 주민들에게 큰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사업자 측과 계약금을 일부 받고도 매매가 진행되지 않아 불안한 상황이다.

 

한 주민은 "1년 전부터 사업자 측에서 주택과 토지를 매입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기다려도 아무 소식이 없다"며 "우리는 언제까지 피해를 감수해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또 "언제 이주해야 할지 계획조차 세울 수 없어 생활 자체가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주민들은 간담회에서 사업자 측에 "주택과 토지 매입 일정을 확실히 공개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아울러 "진입로 확장과 인도 확보, 비산먼지 방지 대책, 소음 대책, 신호수 배치 등을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업자 측은 "경기 불황으로 인해 PF 대출이 늦어지면서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최대한 빠르게 매입을 진행하겠다"고 해명했다. 또한 안성시 도시정책과와 협의해 우회도로 개설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주민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민들은 "우회도로가 생겨도 결국 또 다른 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라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사업자 측에 따르면, 부지 조성 공사는 앞으로도 2년 이상 지속될 예정이지만, 자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더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안성시 도시정책과는 주민 의견을 적극 청취하며 다양한 해결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업자 측도 주민들에게 사과하며,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황윤희 안성시의원은 "이 정도 규모의 물류단지를 조성하면서 우회도로 하나 없이 마을 진입로를 이용하도록 심의가 이뤄진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이 사업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안성시와 함께 찾겠다"며 "향후 유사한 사업 심의 시 주민 입장을 더욱 철저히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정성우 기자 ]

정성우 기자 swjung@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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