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국내 공공 예술 기관의 국제 교류 및 협업을 지원하는 신규 아트 파트너십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Hyundai Translocal Series)’를 18일 공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향후 10년간 장기적으로 운영되며, 국내외 예술 기관이 협력해 초지역적(Translocal) 주제를 탐구하고 새로운 예술적 실천을 모색하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자동차는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를 통해 연구, 신작 커미션, 전시 및 연계 프로그램 등 포괄적인 지원을 제공하며, 지역 정체성과 글로벌 예술 흐름을 융합하는 새로운 협업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단순한 순회 전시 방식이 아닌, 각 기관이 위치한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공동 전시를 기획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를 통해 한국 예술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지역 미술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새로운 예술적 실천에 동참하고자 하는 기관들을 다각도에서 지원하며 초지역적 협업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대한민국 청주)와 ‘휘트워스 미술관’(영국 맨체스터)의 협업으로 시작된다. 이들은 ‘섬유 공예와 커뮤니티’를 주제로, 한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 8인의 신작을 선보인다.
특히, ‘인도 국립공예박물관(National Crafts Museum & Hastkala Academy, 뉴델리)’도 협력 기관으로 참여해 한·영·인도 3개국 간 예술적 대화를 확장할 예정이다.
청주공예비엔날레는 1999년 시작된 세계적 공예 행사로, 매회 약 30만 명이 방문하며 공예 예술의 흐름을 조망하는 플랫폼 역할을 해왔다. 휘트워스 미술관은 19세기 글로벌 섬유 산업의 중심지였던 맨체스터에 위치해 있으며, 2만여 점에 달하는 텍스타일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 협업 전시는 2025년 9월 4일 청주공예비엔날레 특별전에서 첫선을 보인 후, 2026년 2월 인도 국립공예박물관, 2026년 7월 휘트워스 미술관에서 순차적으로 이어진다.
강재영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과 이숙경 휘트워스 미술관 관장은 "이번 협력을 통해 청주, 뉴델리, 맨체스터의 예술적 유산을 탐색해 보고 교류에 나설 수 있게 된 점이 뜻깊다"며 "이 획기적인 프로젝트는 세 도시가 공유하는 풍부한 유산과 혁신적 정신을 기리고 장인 정신에 대한 우리의 열정과 섬유 예술의 동시대적 해석 및 비전, 상호 연결된 서사들을 폭넓게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의 두 번째 교류 기관은 '백남준아트센터(대한민국 용인)'와 '피나코테카 미술관(Pinacoteca de São Paulo, 브라질 상파울루)'이다.
백남준아트센터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아티스트 백남준의 예술과 삶의 정신을 연구 및 실천하고 미래의 백남준을 발굴하기 위해 설립되었으며 1905년 개관한 피나코테카 미술관은 19세기부터 현재까지의 브라질 예술을 중심으로 한 교류 뿐만 아니라 미디어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와 지역의 예술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지구 대척점에 위치한 두 기관은 '미디어와 퍼포먼스'를 주제로 물리적인 거리를 극복하는 초지역적 교류를 상징적으로 보여 줄 예정이다.
두 기관은 오는 4월 브라질 상파울루, 5월 경기도 용인에서 개최되는 포럼 행사 및 공동 전시를 위한 사전 조사를 시작으로 신작 커미션 및 전시 준비를 거쳐 2026년 10월부터 순차적으로 공동 기획 전시를 선보일 계획이다.
박남희 백남준아트센터 관장과 요헨 볼츠 피나코테카 미술관 관장은 "미술관, 작가, 관객들이 국경을 넘나드는 대화에 전념하고 동시대의 예술 창작과 미래를 위한 토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며 "예술과 기술의 결합을 통해 시공간을 초월하는 만남의 장을 구상했던 백남준의 정신으로 세계 반대편에 위치한 두 미술관이 하나가 되고, 그의 유산을 오늘날 우리 삶으로 가지고 올 수 있게 돼 기대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