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전기차 충전기 사업 중단…“HVAC 등 경쟁력 사업 집중”

2025.04.22 10:54:38 5면

3년 만에 철수…‘하이비차저’ 청산 절차 돌입
전략적 리밸런싱 통해 B2B 포트폴리오 재편

 

LG전자가 결국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서 손을 뗀다. 한때 차세대 핵심 B2B(기업 간 거래) 사업으로 공들였던 전기차 충전기 분야였지만, 시장 성장세 둔화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사업을 접기로 한 것이다. 대신 냉난방공조(HVAC) 등 수익성과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집중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다.

 

LG전자는 ES(에코솔루션)사업본부 산하의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종료하고, 관련 자회사인 ‘하이비차저’는 청산 절차에 돌입한다고 22일 밝혔다. 2022년 진출한 이후 약 3년 만의 철수다.

 

LG전자는 “시장 성장 지연과 가격 중심의 경쟁 심화 등 사업 환경 변화에 따라 전략적 리밸런싱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충전 사업은 LG전자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공언했던 분야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해 미국 텍사스에 충전기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북미 1위 충전 사업자 차지포인트(ChargePoint)와 협력해 6종의 전기차 충전기를 시장에 선보이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전기차 수요 둔화,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가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 가능성과 함께 전기차 인프라 보조금 중단, 관세 정책 변화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 환경은 급변했다.

 

실적도 발목을 잡았다. 하이비차저는 지난해 10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72억 원에 달했다. 2023년에도 59억 원의 매출에 7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기 사업 인력 전원을 사내 다른 부서로 전환 배치하고, 기존 공급처에 대한 유지보수 서비스는 차질 없이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향후에는 공조사업을 중심으로 한 B2B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재 약 10조 원 규모인 공조 사업을 2030년까지 20조 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1분기 ES사업본부의 매출이 약 3조 원, 영업이익은 3500억 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LG전자 4대 사업본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LG전자는 오는 24일 1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달 초 공개된 잠정 실적에 따르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2조 7447억 원, 영업이익은 1조 2590억 원으로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전자는 “B2B 및 구독형 비즈니스, 웹OS 기반 소프트웨어, 소비자직접거래(D2C) 확대 등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의 질적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오다경 기자 moo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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