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AI 열풍과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에 힘입어 2025년 1분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HBM3E 12단 제품의 본격 판매와 DDR5 등 프리미엄 D램 수요 확대가 주효했다.
SK하이닉스는 24일 실적 발표를 통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7조 6391억 원, 영업이익 7조 4405억 원, 순이익 8조 108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57.8% 급증했다. 시장 컨센서스(6조 6000억 원)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영업이익률은 42%로, 전 분기 대비 1%포인트 개선됐다.
이번 실적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직전 분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순이익률도 46%에 달해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회사 관계자는 “AI 개발 경쟁과 고객사들의 재고 축적 수요가 맞물리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됐다”며 “HBM3E 12단과 DDR5 중심의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4조 3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2000억 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 비율은 11%, 총차입금 비율은 29%로 각각 개선되며 재무건전성도 강화됐다.
SK하이닉스는 HBM 수요에 대해 “제품 특성상 고객과 1년 전 공급계약을 맺기 때문에, 올해 전체 수요는 전년 대비 약 2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HBM3E 12단 판매를 지속 확대해 2분기부터는 HBM3E 매출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AI PC용 차세대 고성능 메모리 모듈 LPCAMM2를 1분기부터 일부 고객에게 공급했으며, AI 서버용 저전력 모듈인 SOCAMM도 수요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는 고용량 eSSD 수요 확대에 대응하면서도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통해 수익성 중심의 운영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CFO(부사장)는 “설비투자 원칙을 지키며 수요 가시성이 높고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에 집중해 투자 효율성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AI 메모리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이익 창출 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