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재정 효율성을 볼때 보편적 지원보다 선택적으로 하는 것이 어려운 자영업자나 영세 사업자를 돕는데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수도권 중심의 집값 급등세를 잡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공급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기자간담회에서 "당정의 추가경정예산안(이하 추경) 내용을 보지 못해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 평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당정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20조 원 안팎의 추경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우리 경제가 좋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추경을 늘리는 것이 성장에 기여하는 것이 크다"고 평가했다.
김웅 부총재보는 "20조 원 가량의 추경을 할 경우 집행 시기가 상당히 늦어질 수 있어 올해 물가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고 내년 물가상승률 영향이 0.1%포인트(p) 정도"라고 예상했다.
부동산 과열 우려와 관련해서는 기대심리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구체적인 공급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짚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추세에 있다던지, 앞으로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하고 있는 만큼 기대를 처음부터 잘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수도권 지역에서 공급안이 더 나와야 하고, 한은은 과도하게 유동성을 공급해 기대 심리를 증폭시키는 잘못을 범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는 수도권으로 젊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것을 어떻게 낮출지 고려해야 한다"며 "교육이라던지 거점 도시라던지 구조조정 등 장·단기적 정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재 집값 급등에 따른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에 대해서는 "금리 인하기에 있다"면서 "언제 , 어느정도 내릴지는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외환시장을 보며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도 "유의하고 규제를 해야할 점을 우선 논의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이 총재는 "명확하게 말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하고, 발행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발행되면서 달러 스테이블 코인 수요가 오히려 늘어나고 외환관리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은행에 주로 허용됐던 지급결제가 비은행권으로 가게 되면 은행의 수익성이나 사업구조 변화에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며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담당 부처가 정비되는 대로 부처간 협의를 통해 원화 스테이블 코인 관련 정책을 가다듬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