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확인하려 담임 이름까지…도 넘은 데이식스 팬미팅 현장

2025.07.24 15:39:12 7면

본인 확인에 생기부·금융인증서 요구
과잉 경호로 시민 다치고 개인정보도 노출

 

최근 국내 유명 밴드 데이식스의 팬미팅에서 관객의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며, ‘팬 인권 침해’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단순한 신분 확인을 넘어 생활기록부나 금융인증서까지 요구되는 일이 발생했고, 일부 관객은 입장을 거부당하기도 했다.

 

24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9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데이식스 팬미팅에서 티켓 예매자와 실제 입장인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본인 확인 절차가 진행됐다.

 

10대 여학생 A씨는 학생증을 제시했지만, 여권이나 청소년증 실물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입장을 거부당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A씨와 동행해 본인이 맞다고 확인해줬지만, 입장은 끝내 허용되지 않았다. A씨는 공연을 보기 위해 약 20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 사례에 그치지 않는다.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을 갖고 왔음에도, 금융인증서 제출을 요구받거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를 묻는 사례도 있었다. 일부 팬은 초등학교 생활기록부 제출을 요구받았고, 교사의 실명을 확인하는 질문까지 받았다. 이로 인해 공연 시작 시간에 늦게 입장하거나, 아예 입장하지 못한 팬들이 다수 발생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고, 입장하지 못한 관객에게는 전액 환불 조치를 약속했다.

 

연예계에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인권 침해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연예인 경호 과정에서 과잉 대응으로 시민이 물리적 피해를 입는 일이 반복되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9일 김포국제공항에서는 걸그룹 ‘하츠투하츠’의 경호원이 멤버와 부딪힌 여성을 강하게 밀치고, 팔꿈치로 얼굴을 가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7월 인천국제공항에서는 배우 변우석의 경호팀이 팬이 아닌 일반 승객에게 고성능 플래시를 비추고 항공권을 검사하다 경비업법 위반으로 관계자 2명이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시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20대 대학생 이민경 씨(가명)는 “암표 방지도, 연예인 보호도 중요하지만, 관객의 인권까지 무시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박민성 씨는 “공연장에서는 팬이나 시민을 일반인보다 한 단계 아래로 대우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팬과 시민의 기본권이 침해받고 있다며 소속사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경호·보안업계 관계자는 “경호 과정에서 충돌을 최소화하고, 사전 조율을 강화해야 한다”며 “소속사가 직접 매뉴얼을 마련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이제는 국가와 사회 차원에서도 논의가 필요한 문제”라며 “K-POP의 위상에 걸맞게 팬과 시민을 존중하는 환경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안규용 수습기자 ]

안규용 수습기자 gyong@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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