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김건희 특검팀의 첫 소환조사가 무산됐다. 특검은 강제수사 가능성을 시사하며 출석 압박에 나섰다.
29일 김건희 특검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특검팀의 소환 요구에 출석하지 않았다.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늘 오전 10시 피의자로 출석하라고 통보했으나 아무런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출석하지 않았다"며 "내일(30일) 오전 10시에 출석하라는 출석요구서를 서울구치소장에게 다시 송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만일 이마저 응하지 않는다면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체포영장 청구와 관련해서는 "출석 불응 횟수는 중요 요건이 아니다. 대부분 2회 내지 3회 불응 우려가 있을 시 청구한다"면서 "내일도 출석하지 않으면 출석 불응 우려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특검팀은 체포영장이 발부될 경우 특검보와 검사를 1명씩 구치소에 투입해 교도관들과 함께 집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의 당뇨가 악화하고 간 수치가 상승한 것을 비롯해 눈병이 심해져 주치의로부터 실명 위험 소견을 받을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다는 입장이다.
관련해 문 특검보는 "아직 구치소로부터 건강과 관련해 어떠한 소식도 전해 들은 바 없고, 내란 특검에서 소환했을 때도 건강에 큰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출석을 거듭 압박했다.
특검은 현재로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방문 조사 계획도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대면조사 없이 바로 재판에 넘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특검보는 관련 질의에 "기소 여부는 다른 문제"라며 "(수사팀에서) 좀 더 여유를 갖고 생각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앞서 계엄 사태 관련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하는 내란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출정 조사 요구에 계속 불응하자 지난 19일 곧바로 기소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내란 특검에 의해 서울구치소에 구속됐다. 그는 특검 조사는 물론 내란 재판에도 3주째 출석하지 않고 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의 출석요구서에는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관련 혐의 및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적시됐다.
'공천개입 의혹'은 윤 전 대통령이 2022년 대선 과정에서 명태균 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받았고, 그 대가로 그해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도록 개입했다는 내용이다.
허위사실 공표 혐의는 2021년 국민의힘 경선 토론회에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에 대해 "한 넉 달 정도 (위탁관리를) 맡겼는데 손실이 났다"며 허위사실을 말했다는 내용이다.
[ 경기신문 = 안규용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