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두 번째로 소환했다.
19일 이 전 대표는 오전 10시쯤 서울시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고 있다. 그가 지난 5일 구속된 지 두 번째 소환조사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조작 '주포'로 알려진 이정필 씨로부터 2022년 6월~2023년 2월 25차례에 걸쳐 8000여만 원을 받고 그가 형사재판에서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있도록 힘써주겠다고 말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고 있다.
반면 그는 이 씨의 진술이 허위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의혹 관련 참고인 신분이기도 하다. 아울러 이른바 '2차 작전' 시기 김 여사의 계좌 관리인이자 시세조종 핵심 역할을 했으며,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8명과 함께 기소돼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 통일교 청탁 의혹 '건진법사' 전성배 혐의 대부분 부인

전날인 18일 특검팀은 통일교 청탁 의혹 관련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처음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전 씨는 2022년 4~8월쯤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김 여사 선물용'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김 여사에게 전달하고 통일교의 교단 현안을 김 여사에게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반면 전 씨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인 윤모 씨로부터 해당 물건들과 청탁성 요구를 받았으나 김 여사에게 전달하진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특검 조사에서 문자 내역 등 물증이 나왔음에도 같은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2022년 7월 전 씨 가족 차량이 김 여사의 사저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 출입한 기록에 대해 전 씨는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으며, 전 씨가 통일교 측에 '목걸이를 여사에게 잘 전달했다'는 취지로 문자를 보낸 내역이 드러났으나 "실제로 전달하지 않았고 광을 팔기 위해 거짓말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전 씨가 '건희2'로 저장된 연락처로 "(윤 씨가) UN 한국 유치 문제를 논하고 싶은가 보다"라고 보낸 문자에 대해서 "건희2는 김 여사가 아닌 김 여사 '측'으로 알고 있었따"며 김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2023년 3월 치러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특정 인물을 밀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대거 입당시킨 정황이 담긴 문제 메시지에 대해 "그런 취지의 대화를 나눈 것은 맞지만 실제로 해당 후보가 당선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전 씨가 혐의 일체를 부인하는 점을 고려해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 '21그램' 대통령실·관저 이전 의혹 감사원 압수수색…임의제출 형삭 자료 제출받아
지난 18일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 관련 해당 의혹을 감사한 감사원을 상대로 2차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기관의 협조를 받아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사실상 임의제출 형식으로 자료를 제출받는 식으로 이뤄졌다.
특검팀은 이른바 '대통령실·관저 이전 의혹'에 관한 감사원 감사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부실 감사 의혹과 관련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참여연대는 2022년 10월 대통령실 이전으로 재정이 낭비됐고 정부 관계자들이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고 주장하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 관저 공사를 사실상 총괄한 업체인 21그램이 계약도 하기 전 공사에 착수했고, 15개 무자격 업체에 하도급 공사를 맡겨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했다는 등의 지적 사항을 발표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21그램이 공사를 맡게 된 구체적 경위 등 핵심 의혹이 충분히 조사되지 않았다며 부실 감사 의혹을 제기했다.
21그램은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회를 후원하고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설계·시공을 맡은 업체로, 김 여사의 친분을 토대로 관저 증축 공사를 따냈다는 의혹이 나온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