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어소] 좋은 스피치의 조건!

2025.08.21 06:00:00 11면

 

얼마 전 있었던 광복 80년 전야제와 기념식을 보면서 스피치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무대에 오른 많은 사람의 진심을 담은 스피치에 청중은 공감과 기쁨으로 환호했다. 이렇듯 AI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된 오늘날, ‘말'의 가치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깊은 울림을 주는 스피치는 사람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 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각종 설문조사에서 스피치능력은 사회생활에 필수적인 능력으로 취업, 승진 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영학자였던 피터 드러커는‘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자기 표현력이며, 현대 경영이나 관리는 커뮤니케이션으로 좌우된다.’라고 했다. 그런 만큼 스피치능력을 잘 가꾸는 것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 중요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청중 앞에서 스피치한다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다. 손에 땀이 나고, 목소리가 떨리며, 머릿속이 하얘지는 경험을 누구나 겪게 된다. 스피치는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그 이유는 단순하다. 스피치는 혼잣말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나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청중의 눈을 마주하며 나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해야 하니 긴장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좋은 스피치를 통해 잘 전달된 메시지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집단이나 사회 전체를 바꾸기도 한다. 역사를 돌아보면 위대한 연설 하나가 전쟁을 멈추고, 새로운 희망을 불러일으킨 사례도 무수히 많다. 그런 의미에서 스피치를 잘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스피치의 조건을 적어보고자 한다.

 

첫째는 진정성이다. 사람의 마음은 다 같아서 금세 진심을 알아본다. 진심이 담긴 스피치는 청중의 마음에 다가간다. 말하는 이의 솔직한 경험과 생각이 담긴 한마디가 깊은 울림을 준다.

 

둘째는 공감이다. “저도 그런 경험이 있어요”라는 말 한마디에 청중은 이야기가 궁금하고, 공감한다. 공감되는 스피치를 듣게 되면 청중은 자연스레 집중한다. 스피치는 마음을 나누는 과정이다.

 

셋째는 스토리텔링이다. 한 편의 이야기, 작은 사례, 짧은 비유는 메시지를 생생하게 만든다. 어떤 데이터나 지식보다 이야기로 메시지를 전달하면 경청하는 청중을 발견하게 된다. 이야기는 듣는 사람의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고, 말하는 이와 청중을 하나로 이어준다.

 

넷째는 진심과 열정을 담은 비언어다. 이야기를 전하는 눈빛, 표정, 제스처 하나에 청중은 진심을 느끼고 함께 공감한다.

 

스피치를 잘하기 위해 반드시 화려한 기술을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평소 대화에서 진심을 담아 말하는 습관, 좋은 말을 하는 노력이다. 가족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동료에게 전하는 짧은 격려가 스피치의 시작이다. 어떤 형태의 스피치든 결국 중요한 것은 상대를 향한 마음이다.

 

스피치에 있어 불완전한 사람이 용기 내어 진심을 담아 상대를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낼 때, 오히려 청중은 더 깊이 공감한다. 한마디 말이 누군가를 위로하고, 용기를 주며, 새로운 길을 열어줄 수 있다. 그러니 스피치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려 애쓰기보다, 두려움 속에서도 한 걸음 나아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스피치를 잘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조금의 용기, 그리고 상대를 향한 진심이다.

정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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