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주석의 안보시론] 북한의 당창건 행사와 우리의 전방위 국방태세

2025.10.22 06:00:00 13면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행사가 끝났다. 사실 1945년 10월에는 당의 전신인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이 창립됐고, 김일성은 그 직후 평양 군중대회에서 첫 대중연설을 한 뒤 연말 북조선분국 책임비서, 이듬해 초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 위원장이 되면서 북한의 지도자로 커갔다. 조선노동당은 그 뒤 1949년 6월 조선공산당의 후신인 남로당과 합병 창립됐다.

 

노동당은 북한의 헌법과 당규약을 통해 국가의 모든 활동과 군의 모든 정치군사활동을 영도한다. 잘 알려진 대로 1990년대 경제위기 때 선군정치 체제에서는 군이 앞장서기도 했지만, 2011년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급서 이후 김정은 체제에서는 당대회 등 당기구가 정상 운영되면서 그 위상이 회복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달 9일 북한의 노동신문·군보·청년보 공동사설은 당의 영도를 강조하면서 군이 “무한히 충직한 최정예강군”이 될 것을 요구했다.

 

이번 당 창건 기념행사에서 내외의 이목을 집중한 것은 역시 10일 심야에 펼쳐진 열병식이었다. 김정은은 행사 축하차 방북한 중국의 리창 총리,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또 럼 베트남공산당 서기장 등과 나란히 섰고, 이는 북한의 요즘 국제 위상과 지향성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퍼레이드에 나온 군 장비로는 신형 고체연료 ICBM ‘화성포 20형’과 몇 차례 시험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 러우 전쟁에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 드론 발사차량 등과 함께 신형 전차 ‘천마 20형’ 및 자주포, 방사포 등이 인상적이었다.

 

최근 북한 군사력은 핵개발 가속화로 50발 이상의 핵탄두와 다종의 전략미사일 보유가 확대되는 가운데 각종 지상장비와 잠수함, 구축함, 드론 등 재래식 무기 현대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고도화하고 다변화되는 북한의 군사태세에 대해 우리의 국방대비도 전방위적으로 정교하게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핵위협에 대해서는 한미의 확장억제 능력을 단계별 시뮬레이션에 맞춰 합목적적이고 신뢰성있게 제고해 나가고, 다층적 미사일방어체계, AI기반 감시·타격, ‘괴물미사일’ 활용 등 실효적인 억제전력도 강화해야 한다.

 

북한의 재래식 군비는 아직 현대화가 부분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우리와의 군사기술 격차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육·해.공 전 분야에서 고루 발전하고 있는 우리의 K-방산 성과를 활용하여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하겠다. 다만, 지상 및 해상장비 등에서 우리 방산기술을 도용하거나 북러 군사협력 등을 통해 성능을 강화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비가 필요하다. 또한 드론이나 잠수함, 특수부대 등을 활용한 국부적 타격이나 침투전은 언제든 가능하므로 입체적 감시정찰과 한국형 아이언돔 등 저고도·근접방어 능력을 활용한 철저한 경계태세의 유지가 중요하다.

 

이재명 정부의 자주국방은 평화 구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 가능하다. 한국군의 전작권 환수와 전략적 유연성 문제에 대한 실사구시적 접근은 한미동맹과 주변국 관계 병행 발전의 토대가 될 수 있다. 재래식 한반도 방위를 우리가 주도해 나가면 대북 및 대주변 평화보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며, 장차 위협관리를 위한 남북 및 지역 차원의 군사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주의 꿈은 전방위 평화와도 맞닿아 있다.

서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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