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10분, 유통 전쟁터로…‘편장족’이 바꾼 편의점

2025.11.11 15:19:12 4면

편의점이 ‘미니 마트’로…근거리 유통 하이브리드 경쟁 격화

 

고물가와 1~2인 가구의 급증이 맞물리며 ‘대용량, 주 1회’ 장보기가 사라지고 ‘소용량, 근거리’ 소비가 일상화되고 있다. 이른바 ‘편장족(편의점 장보기족)’의 확산이다. 

 

소비자들이 집 앞 편의점에서 신선식품과 밀키트, 주류까지 해결하면서 유통 시장의 지형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편의점 매출은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오프라인 업태 중에서도 준대규모점포(5.6%)와 함께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며, 특히 식품 부문이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편의점이 사실상 ‘동네 마트’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시된다. GS25의 신선식품 매출은 2023년 23.7%, 2024년 25.6%, 2025년(1~9월) 27.4%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 간식·음료 중심 매장에서 이제는 채소, 정육, 간편식, 주류까지 완비된 ‘미니 슈퍼마켓’으로 진화한 셈이다.

 

이에 따라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들은 ‘미니 장보기’ 수요를 겨냥해 정육·수산 등 신선식품 구색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특히 GS25는 ‘프레시푸드존(Fresh Food Zone)’에서 진화한 ‘신선강화형 매장(FCS)’ 모델을 중심으로 편의점의 ‘미니 마트’ 역할을 구체화하고 있다.

 

GS25의 FCS 매장은 기존 매장 대비 장보기 상품을 300~500종 이상 확대한 특화 점포로, 소포장 농·축·수산물, 선어, 제철 농산물 등 약 2000여 종의 상품을 갖췄다. 해당 매장은 이달 기준 750호점을 돌파했으며, 2026년까지 1000호점 이상으로 확대된다. 

 

CU는 3만 원 미만 가성비 와인 매출이 1~9월 기준 전년 대비 13.5% 증가하는 등 집객 효과를 누리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와인·위스키 ‘스마트 오더’ 서비스를 도입해 예약 후 매장 픽업이 가능하도록 구조를 고도화했다.

 

밀키트 시장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CU는 맛집 브랜드와 협업한 PB 간편식을 선보이며 ‘미트볼 파스타’, ‘감바스’ 등 전문점 메뉴를 1만 원대 초반에 판매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편의점의 급부상에 대응해 지역 상권 맞춤형 상품 발주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대학가·오피스·주택가별로 구색을 차별화하며, 단순 쇼핑 공간에서 ‘체험형 유통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편의점과 마트의 경계가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가격보다 시간과 접근성의 효율을 중시하고, 유통업체는 이를 기반으로 매장을 데이터 중심의 생활 거점으로 재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유통 경쟁의 핵심은 ‘규모의 경제’가 아니라 근거리 수요를 얼마나 정밀하게 포착하고 실시간으로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박민정 기자 mft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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