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어들고 소리치고 움직여라!

2009.04.13 19:13:21 18면

하남문예회관서 25·26일 공연 ‘정형화된 언어’ 공격
허구와 실제 사이의 또다른 현실… 현장성 환기 작품

 


관객을 무대위로… 연극 ‘관객모독’

극단 76단의 대표 레퍼토리 작품인 연극 ‘관객모독’이 25일 오후 3·7시, 26일 오후 2·5시에 하남문화예술회관 아랑홀에서 공연이 펼쳐진다.

‘관객모독’은 현대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 피터 한트케의 작품으로 지난 1978년 극단 76단에 의해 공연된 이후 2,3년에는 한번씩은 꾸준히 무대화되고 있는 인기작이다.

이 연극의 매력은 언어를 비틀고 해체하는 것이다. 그리고 배우들은 문장을 토막 내어 각 토막마다 다른 감정을 얹고, 띄어쓰기를 무시하고 말에 다른 의미를 씌우는 식의 방법으로 ‘정형화된 언어’를 공격한다.

또 욕설과 성희롱도 서슴지 않고, 관객에게 물을 퍼붓는 연기를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관객모독’은 지난 1966년 쓰여져 피터 한트케를 연극계에 데뷔시킨 획기적인 작품이다.

‘관객모독’은 1966년 프랑크푸르트의 투름극장에서 처음 공연된 것을 시작으로 국내에는 1977년 극단 ‘프라이에뷔네’ (고대 독문과 출신의 극단. 후에 ‘우리극단’으로 명칭 변경)에서 고금석 연출, 세실극장에서 첫 공연됐다.

그 후, 극단 76단의 ‘기국서’ 연출에 의해서 공연되면서 극단 76단에 의해 2~3년 만에 한 번씩 무대에 올랐다.

작가 피터 한트케(Pter handke)는 이 작품으로 독일 연극계와 문학계의 일약 유명 인사가 됐다.

그 만큼 이 작품은 기존의 연극에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反연극, 또는 언어 연극이라는 독특한 타이틀을 갖게 됐다.

연극에 대한 비판과 조롱 농담으로 일관하는 내용 때문에 지금도 독일에서는 브레히트 이후의 또 하나의 연극 형식(또는 연극의 자극제)로 계속 상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언제나 다시금 되새길 여지가 있는 내용을 담고있다.

그것은 관객과 연극인으로 극장에서 만났을 때 기존의 연극이 감추고 있는 비밀에 관해 (허구와 실제, 시간과 공간, 약속과 우연 등) 질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이러한 질문과 항변에 아직도 익숙하지 못하다.

만약 관객들이 이 작품을 본 뒤에 다른 연극을 보게 될 때 다시 한번 연극의 허구와 실제 사이에 튕겨져 나오는 어떤 다른 현실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뭐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으나 연극의 ‘진실성’의 문제 때문이 아닐까?

연극의 생명성과 현장성의 환기를 계속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은 기존의 연극을 풍자하며 반연극적 태도를 일관하기는 하지만 실은 연극의 생명성과 현장성의 환기를 계속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전과는 달리 요즘의 관객들은 작품을 아무런 형식의 재미를 갖추지 않고 그냥 진지하게 말하기만 하여도 지루하지 않게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그것은 아마도 최근의 연극이 아무런 환상도 심어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의도의 경박성과 표현의 억지스러움, 그리고 여과 없이 현실을 (또는 감정을) 반영하는 조급함을 너무나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의 관객모독은 예전과 달리 관객들에게 새로운 연극 감상의 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관람료 1만5천원.
이동현 기자 leedh@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