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 가는 상도’

2004.05.24 00:00:00

몇해전 ‘상도’라는 드라마에서 홍득주라는 장사꾼이 임상옥에게 “장사는 이윤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는 대사가 아직까지도 귓가를 멤돈다. 그이유는 무엇일까?
지속되는 경기침체 및 유통의 다채널화로 유통업계가 업체들로 포화상태가 되면서 적자생존을 위해 출혈경쟁, 경품고시 위반, 사기 판매 등으로 시장질서는 갈수록 어지러운 실정인 것은 사실이다.
최근 국내 할인점업계 1, 2위를 다투는 홈플러스가 유사제품을 진품인 것처럼 판매하는 등 소비자들을 기만해 유통시장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 씁쓸함 마저 느낀다.
홈플러스는 지난 17일부터 판매했던 A6 신발이 소비자들이 인지하고 있는 네티션 닷컴의 A6가 아닌 유사제품인 고센의 것인줄 알고서도 매장을 내어 주었다.
고객들이 문제의 제품을 매장에서 13만원을 호가하는 A6로 오인해 소비자들이 여러켤레를 구매하는 것을 기자는 취재를 하면서 지켜보았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상표권 가처분 신청 상태인 물건을 판매하고서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우리도 업체로부터 속았다”며 잘못을 인정하는 반성의 기미를 보이기는 커녕 자기방어에만 급급해 기업윤리를 의심케 했다.
법을 거스르는 판매를 하고서도 법을 내세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변명하는 처사는 소비자를 기만하고 장사꾼으로서 상도를 저버리는 행위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인데 그 신뢰를 저버리고 소비자를 속여 판매하는 것을 보며 “장사는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는 말이 현시대에서는 이뤄질 수 없는 이상향이 되 버린 것 같아 허탈해진다.
이민혜기자 imh2@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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