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출국금지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과거 수원지검 안양지청의 수사를 막은 적이 없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했다.
이 지검장은 26일 출입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에서 “김 전 차관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 당시 상황을 기재한 진술서를 이날 수원지검에 제출했다”며 “최근 사실과 다른 내용이 보도되고 있어 진술서의 주요 내용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2019년 6월 안양지청의 보고서(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 파견검사의 긴급 출국금지 관련)와 관련해 반부패강력부는 안영지청에 대해 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지휘하거나 수원고검에 통보하지 못하도록 지휘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지검장은 또 “안양지청의 보고서는 안양지청 검사에 의해 대검 반부패강력부에 보고됐다”며 “통상적인 대검 보고절차를 거쳐 ‘위 보고서에 기재되어 있는 바와 같이 안양지청에서 자체적으로 서울동부지검에 확인하라’는 취지로 지휘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것은 수사를 하지 말라는 취지가 아니고 안양지청에서 하겠다는 대로 필요한 추가 수사를 진행하라는 취지”라며 “위 사건과 관련하여 안양지청 등 수사 관계자와 직접 연락한 사실도 전혀 없고, 관련 협의를 한 사실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 지검장은 아울러 해당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이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그는 “현재 시행 중인 공수처법은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이를 수사처에 이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혐의를 발견한 경우'란 범죄를 인지한 경우가 이에 해당함은 명확하고, 고발사건도 수사과정에서 수사를 하여야 할 사항이 상당히 구체화된 경우에는 이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일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에는, 현행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검찰의 관할권은 물론 강제수사 권한 유무도 시비 우려가 있다”며 “법집행기관으로서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이러한 법률적 시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지검장은 수원지검이 지난 주말부터 3차례 이 지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에 불상의 고발장이 접수된 것만 가지고 ‘서울중앙지검장이 피의자로 전환되었다’라는 취지로 보도가 나와 마치 검찰에서 범죄 혐의를 인지한 것처럼 알려지고 있는 점에 대하여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입장문에서 왜 소환에 응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수원지검은 아직 진술서를 접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지검 관계자는 이 지검장이 진술서를 제출했다는 보도가 난 뒤인 이날 오후 3시 “이 지검장이 우편 발송한 진술서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라며 "진술서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수사 중단 외압’ 의혹과 관련해 현재까지 당시 대검 반부패부 소속이던 문홍성 수원지검장(당시 반부패부 선임연구관), 김형근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대검 수사지휘과장),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법무부 검찰국장) 등에 대해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