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으로 많은 대회가 취소되며 목표상실 등으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선수들이 증가하고 있어 심리적 해소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로 퍼진 지 2년여가 지났으나 여전히 우리는 전염병의 공포 속에 살고 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우리의 일상은 많은 부분 변했고, 감염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스트레스는 우리를 짓누르고 있다.
우리 모두가 그렇듯 선수들 역시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혼란스럽고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발생한 우울감 또는 무기력증을 뜻하는 코로나 블루. 이러한 심리적 문제는 스포츠 선수들에게도 심각한 정신적 타격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11월 축구 국가대표선수 확진은 선수간 확산에 대한 사회적 우려로 연결된 한편, 확진 선수는 팀과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과 확산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스트레스 등으로 심리적 피해로 이어졌다.
운동선수의 경기력은 체력, 기술, 전술, 심리로 나뉘는데 종목에 따라 비율의 차이는 있지만, 심리는 선수의 경기력과 연결된다. 즉, 우수한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심리적인 부분도 간과할 수 없다.
김한솔 경기스포츠과학센터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실력이나 가능성, 잠재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선수들이 시합에서 발휘할 수 있는가가 문제”라면서 “중요한 순간에 결정적인 활약을 하기 위해선 그동안 쌓아온 기초체력이나 기술을 얼마나 집중해서 선보일 수 있을지, 긴장을 내려놓고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칠 수 있는지가 중요한데, 이는 심리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실제로도 훈련이 어려운 부분이 있고, 팀 훈련을 해오다가 개인훈련으로 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또한 시합 일정에 맞춰 컨디션이나 몸을 만들었는데, 개최 취소 등으로 목표를 상실해 동기부여를 더 이상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는다”고 부연했다.
2020년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의 ‘운동선수의 COVID-19 심리적 영향과 대처 방안’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각종 대회의 연기 및 취소는 선수들에게 기약 없이 반복되는 훈련과 끊임없는 노력 및 인내를 요구하게 된다. 이로 인해 선수들은 좌절감, 두려움, 대회 성과에 대한 부담 등을 갖게 된다.
또한 운동중단과 체육시설 사용 금지 등으로 학생선수들은 학생과 운동선수 사이 정체성 혼란을 경험, 불확실한 훈련 상황은 선수와 지도자 모두에게 혼란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선수들마다 조금씩 특성이 다르다. 시합이 취소됨으로써 목표나 방향성을 잃은 경우에는 동기부여부터 시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예를 들어 일지를 하루 동안 써보거나 장기계획부터 중기계획으로 목표를 멀리서부터 좁혀보는 프로그램을 통해 방향 설정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외에도 평상시에 갖고 있는 심리적 어려움의 경우에는 대화를 통한 상담을 진행하는 편이고, 입스와 같이 시합 상황 때 문제가 발생하는 선수는 그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미지 트레이닝이나 루틴을 만드는 등 심리 기술 훈련을 실시한다”고 덧붙였다.
입스 증후군이란, 극단적인 긴장 상태로 인해 갑작스럽게 근육 경련이 일어나는 증상을 말한다. 또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부상이 없는데도 심리적으로 공을 못던지거나 못잡는 것 등도 여기에 속한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처럼 코로나19로 멈춰버린 세상은 역설적이게도 선수들의 힘든 부분을 알아가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선수들이 다시 목표를 향해 날갯짓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시기이자, 선수 스스로도 자신의 감정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
[ 경기신문 = 김도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