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는 언제 벗나요…"이제는" vs "아직은"

2022.04.17 09:31:05

[다시 일상으로] "답답하고 운동할 때 불편"…"감기 예방되고 덜 꾸며도 돼" 의견도

 

"이젠 마스크 벗고 민얼굴을 드러내는 게 좀 쑥스러워요."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를 하루 앞둔 17일.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김영민(35)씨는 이른바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과 상관없이 마스크를 계속 쓰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마스크 쓰는 게 너무 익숙해졌다"는 그는 "처음엔 불편했지만 이젠 피부의 일부가 된 것처럼 느껴져서 갑자기 벗으라고 하면 어색할 것 같다"고 했다.

 

마스크 착용 빼고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는 데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곧 다가올 여름을 앞두고 마스크까지 시원하게 벗어버리고 싶다는 의견이 우세한 듯했지만, 지난 2년여간 마스크의 효용을 몸소 경험해 계속 쓰고 싶다는 반응도 만만치 않았다.

 

마스크 해제에 찬성하는 시민들은 우선 답답함을 꼽았다. 마포구 서교동에 사는 김모(30)씨는 "공원이나 야외에선 늘 답답했는데 실외 마스크 착용까지 해제되면 바로 쓰지 않을 생각"이라며 "이젠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운동을 즐기는 젊은 층일수록 실내외를 불문하고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원했다.

 

직장인 안모(24)씨는 "매일 헬스장이나 실외에서 웨이트와 달리기를 하는데 마스크가 코와 입에 자꾸 달라붙어 호흡이 어렵고 땀이 차면 축축해지기까지 해서 너무 불편하다"며 "특히 크로스핏 등 고강도 운동을 할 때 숨쉬기가 더 어려워 운동에 지장이 많이 간다"고 했다.

 

안씨는 "지금까지는 '위드 코로나'라고 해도 식당 영업시간만 앞당겨지는 등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걸 실감하지 못했는데 마스크를 벗는다면 비로소 실감이 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주부 황영미(59)씨도 적어도 실외 마스크만큼은 해제할 때가 됐다고 했다. 그는 "이제 실외 마스크는 의미가 없다. 개인의 건강 상태에 달렸지, 걸릴 사람이 실외에서 마스크 쓴다고 안 걸릴 것 같지는 않다"며 "개인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2년여간 마스크 착용의 장점을 체감한 사람들은 "아직 마스크를 떠나보낼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노원구 상계동에 사는 직장인 안모(27)씨는 "마스크는 좋은 점도 있다. 환절기 때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 자연스럽게 감기 예방도 됐고, 미세먼지가 좋지 않은 날에도 스스로 건강을 지킬 수 있지 않았나"라고 마스크 착용의 장점을 꼽았다.

 

표모(26)씨는 "마스크 끼면서 화장을 안 하게 돼서 편했다"며 "꾸미지 않아도 자신감이 생겨서 그런 부분은 좋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스크를 안 쓰면 사회적인 기준에 엇나가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게 있어서 한동안은 정부에서 벗어도 된다고 해도 사람들의 시선이나 의식이 바뀌진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초등학교 교사 김병희(26)씨도 "아직 코로나가 불안하다. 증상이나 후유증도 적어도 감기보다는 심하지 않냐"고 반문하며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든 상관없이 쓰고 다닐 것"이라고 했다.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강모(41)씨는 "마스크는 코로나 이후 손 씻기와 같이 기본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정부 지침이 어떻게 결정되든 너무 더운 여름만 아니면 계속 쓸 것 같고 아이들에게도 외출할 땐 계속 쓰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는 설문조사에서 가장 효과적인 코로나19 감염 예방 조치로 꼽히기도 했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전국 성인 1천18명을 대상으로 가장 효과적인 코로나19 행정 조치 3가지를 선택하게 한 결과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85.9%)이 1∼3순위에 꼽힌 비율이 가장 높았다.

 

정부는 사적모임·영업시간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해제하는 이달 18일 이후 2주간 상황을 지켜본 뒤 실외 마스크 해제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