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물향기수목원’ 초미세먼지 저감 사례를 주목한다

2023.05.15 06:00:00 13면

초미세먼지 31% 적게 나타나···“나무 심기가 정답이다”

날이 갈수록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11일 대통령이 코로나19 팬데믹의 사실상 종식을 선언하고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조정하고, 6월부터 본격 적용하기로 했지만 마스크는 여전히 필수품이다. 미세먼지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자동차 배기가스와 산업 단지, 화력발전소 등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곳에서 주로 발생한다.

 

중금속 탄화수소, 질산염, 황산염, 암모늄 등 발암·유해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초미세먼지(PM2.5)는 머리카락 굵기의 20분의 1에서 30분의 1 크기 이하로써 입자가 작아 점막을 통해 걸러지지 않고 몸속으로 침투한다. 이로 인해 천식이나 폐 질환, 부정맥을 일으킨다. 만성적으로 노출된다면 사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정부와 각 지방정부들은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고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도시 숲과 미세먼지 차단 숲을 조성하는 등 나름 노력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올해 도내 유휴지나 자투리땅에 마을정원 18개소를 조성하고 시민 정원사 150명을 양성하기로 했다. 도는 정원문화 확산을 통해 도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도시 숲을 조성해 탄소중립 실현하겠다며 올해 이천, 포천 등 12개 시·군에 공공형 5곳, 시민주도형(10인 이상 마을공동체 주체) 13곳 등 총 18곳의 마을 정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마을 정원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원, 양평 등 도내 22개 시군의 유휴지, 환경 유해지 등에 82개소가 조성돼 있다. 도는 지난 2월 전국 지방정부 가운데 처음으로 반려식물 관련 조례도 제정했다. 조례에서 말하는 반려식물은 ‘가정과 회사 등 실내·외에서 쉽게 기를 수 있고, 식용을 주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인간과 짝이 되어 교감을 통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얻고자 기르는 식물’이다. 환경운동가들은 나무와 풀 등 식물이 우거진 숲의 미세먼지 차단효과가 크다며 도시숲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실제로 매우 관심을 끄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주변에 지하철, 상가, 주거지역, 고속화도로 등이 인접한 오산 도심 한가운데에 조성된 물향기수목원의 초미세먼지 저감효과가 우수하다는 것이다. 물향기수목원은 2006년 개장해 자생식물의 수집·증식·보존·전시를 하고 있는 곳으로 연간 35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경기도의 대표적 수목원이다. 약 10만 평 부지에 1600여 종 42만 5000여 본의 식물을 전시하고 있다.

 

경기도산림연구소는 2020년 4월부터 3년간 수목원 외부(동·서쪽) 및 내부에 초미세먼지 측정기기를 설치, 수목원을 통과하는 초미세먼지(PM-2.5기준) 여과 정도를 분석 실험했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수목원 내부 미세먼지는 외부보다 평균 31.2% 더 낮았다고 한다.(경기신문 12일자 2면) 바람이 수목원을 통과할 때의 초미세먼지 여과 효과도 뚜렷했다. 서풍이 통과하면 18.4%가, 동풍 때는 16.9%가 여과됐다.

 

이처럼 미세먼지가 감소하는 이유에 대해 연구소는 “복잡한 구조의 도시 숲 나무와 풀들이 통과하는 미세먼지를 흡착, 차단 및 기공으로 흡수해 토양으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미세먼지가 감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도시 숲의 중요성은 증명됐다. 나무를 심는 일은 우리를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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