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더 다가온 미술…전시 ‘마당: 마중합니다 당신을’

2023.10.03 08:43:15 10면

'마당' 주제로 공간의 특성 연구, 관객 참여형 전시
2024년 1월 28일까지, 수원시립미술관 1,2 전시실 및 유휴공간

 

70도로 기울어진 거대한 벽은 푸른 하늘을 연상시킨다. 작품은 미술관 안에서만 끝나지 않고 밖까지 이어진다. 거대한 유리창 밖으로 이어진 푸른 하늘은 미술관 밖의 사람에게도 보이며 예술을 향유하게 한다.

 

수원시립미술관의 관객 참여형 전시 ‘마당: 마중합니다 당신을’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작품을 받아들이고 타인과 교감하는 공동체적 공간인 ‘마당’을 주제로 김동희, 김지영(109), 무진형제 등 10팀의 작가가 참여했다.

 

전시는 인트로, 2개의 섹션 및 워크숍으로 구성됐다. 인트로에서는 기존 공간에 반응하거나 개입하는 방식, 공간의 특성에 초점을 맞춘 드로잉 방식을 선보인다. 2개의 섹션에선 시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을 이용해 관계의 특징에 집중한다.

 

양지원 작가는 ‘Ciel’이란 작품을 통해 9m 높이의 벽에 하늘을 구현했다. 구름과 비, 바람 등을 그려 끊임없이 순환하는 하늘을 표현했다. 작품은 유리창, 미술관 로비로 이어지며 미술관 밖에 있는 관객에게도 작품을 보여준다.

 

 

미술관 로비에 설치된 김동희 작가의 ‘걸터앉는 암벽’, ‘둘러앉는 바위’, ‘움직이는 돌’ 등은 카페테리아와 계단, 로비의 경계를 지우며 관객에게 참여를 유도한다. 관객은 미술관 작품에 걸터앉아 다른 작품과 미술관을 감상할 수 있다.

 

1부 ‘고요한 소란’에선 김지영(109), 문서진, 무진형제의 작품이 전시된다. 김지영(109) 작가는 ‘싱잉노즈’를 통해 관람객의 콧노래를 녹음한다. 내가 녹음한 콧노래가 미술관 내부에 흘러나오며 즉각적인 감정의 표현으로 다른 관객에게 다가간다.

 

 

문서진 작가의 ‘그의 침묵: 그의 말’은 돌아가신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담았다. 흰 종이 위에 찍어낸 ‘밥 먹어’, ‘일어나라’와 같은 말로 관객에게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관객은 종이에 찍힌 글자들을 만져보며 보살펴준 존재들에 대해 생각한다.

 

무진형제는 영상작업 ‘노인은 사자 꿈을 꾸고 있었다’와 ‘여름으로 가는 문’을 통해 성장과 변화, 단절과 비약을 나타낸다. 꿈을 꾸며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나와 이웃에 대해 탐색해보고 만남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2부 ‘함께 춤추기’에선 조영주, 천경우, 안성석 작가가 참여해 관객의 주체적 움직임을 이끈다. 조영주 작가는 ‘휴먼 가르텐’을 통해 돌봄을 받는 사람과 제공하는 사람 사이의 느낌, 사회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관객은 전시에 돌봄을 받는 사람으로 참여할 수 있다.

 

천경우는 퍼포먼스 설치 프로젝트 ‘숨쉬는 마당’을 선보인다. 사연을 전달하고 싶은 사람에게 메시지를 남기면 그 메시지는 빛으로 변환돼 가로와 세로 4m로 이루어진 흙 위로 비춰진다. 사연의 치환과 수집, 다양성이 관객들의 연결을 만든다.

 

안성석은 ‘사랑을 나눠줄 만큼 행복한 사람이 되면’을 통해 ‘사랑’의 온기를 나눈다. 두 관객은 VR을 통해 영상을 보며 미술관을 새롭게 본다. 손을 포개 온기를 느끼며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 될 사랑을 느껴본다.

 

 

워크숍에선 작가 이혜령이 ‘유령들로부터’를, 전유진이 ‘PBC 조립 워크숍: 하트-빛’을 진행한다. 김지영(109)의 ‘콧-노래 산책’도 이뤄진다. 워크숍은 무료로 운영되며 신청은 수원시립미술관 누리집에서 할 수 있다.

 

지난 9월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영주 작가는 “돌봄을 주고받는 사람 사이에서 어떠한 일들이 이루어지는지 관찰하고 돌봄의 의미를 확대하고 싶었다”며 “어린이들이나 노인 등 돌봄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시는 2024년 1월 28일까지 계속되며 10월 31일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11월 1일부터 2024년 1월 28일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관람료는 성인 4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이며 수원시민은 25% 할인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고륜형 기자 krh0830@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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