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위기의 클래식① 저출생시대 줄어드는 학생 수 예체능 계열은 정원미달

2024.12.26 14:32:55 10면

저출생 시대 예체능 계열 입학 정원 미달 현상
순수예술학과의 정원 미달 두드러져
전문가 "수용자 적어지고 음악시장 축소되는 악순환"


2024년 정부는 자연적 인구 감소에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의 감소는 곧 대학과 같은 고등교육 기관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인재 육성을 위해 많은 노력과 비용이 소요되는 순수 예술 분야는 문화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돈이 되는 상업 예술 분야로 인재가 몰리면서 일부 대학의 순수예술학과는 정원 미달로 인한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4년 연말을 맞아 경기신문은 그 어느 때보다 찬바람이 불고 있는 순수예술학과의 위기를 분석하고 저출생과 상업 예술 사이에서 길을 잃은 순수예술학과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저출생 시대, 줄어드는 학생 수…예체능 계열은 정원미달

②스타 음악가가 끌어가는 음악시장…많은 음악가들은 생계유지도 어려워

③음악계 저변 넓히는 관심과 정책 필요

 

정부는 지난 6월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지난 5년간 인구는 감소했고 합계 출산율은 0.72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인구 감소에 정부는 인구전략기획부를 신설하는 등 범정부적 대응에 나섰다.

 

 

학생 수도 감소 추세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4년 교육기본통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유·초·중·고등학생 수는 568만 4745명으로 전년 대비 9만 8867명(1.7%)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유치원 학생수는 49만 8604명으로 2만 3190명(4.4%)감소, 초등학교는 249만 5005명으로 10만 8924명(4.2%) 감소했다. 반면 중학교는 133만 2850명으로 6019명(0.5%)증가했고, 고등학교는 130만 4325명으로 2만 6056명(2.0%) 특수학교, 고등공민학교 등 기타학교도 5만 3961명으로 1172명(2.2%) 증가했지만 감소치에 증가치는 소폭으로 나타났다.

 

 

저출생으로 인한 학생 수 감소에 일반대학, 전문대학 등 고등교육 기관의 수도 덩달아 줄고 있다.

 

교육부의 ‘2024년 교육기본통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고등교육기관 재적학생 수는 300만 7242명으로 전년 대비 3만 5606명(1.2%) 감소했다. 전국 고등교육기관 수도 422개교로 전년 대비 2개교 감소했다.

 

일반대학은 183만 6625명으로 1만 8749명(1.0%), 교육대학은 1만 4573명으로 284명(1.9%), 전문대학은 49만 2042명으로 1만 7127명(3.4%), 기타는 32만 1677명으로 5175명 감소했다.

 

대학의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반계는 물론 예체능 계열 학생 수도 급격히 줄어 일부 대학에서는 정원미달이나 지원자가 없는 학과가 발생하기도 했다.

 

0일 경기신문 취재에 따르면 경기도의 예술고등학교와 체육고등학교의 지원자 수는 2023년도 2265명, 2024년도 2183명, 2025년도 2054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24년도 대학별 모집 인원과 경쟁률을 살펴보면 전국적으로 예체능 계열의 정원 미달 현상이 나타났다. 서울에선 5개의 대학에서 정원 미달 현상이 나타났고, 지원자가 0명인 학과도 나왔다. 경기도와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에서도 정원 미달학과가 존재했다.

 

서울의 A대학에서는 음악학부 관현악 비올라, 더블베이스, 오보에서 경쟁률이 각각 0.7, 0.5, 0.5를 기록하며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바순과 튜바는 아예 지원자가 없었다.

 

서울의 B대학에서도 교회음악과 성악, 뉴미디어작곡, 지휘, 오르간이 각각 0.7, 0.5, 0.5, 0.3의 경쟁률을 보이며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서울의 C대학에서는 관현악과 바순과 비올라에 지원자가 없었으며, 국악과의 거문고, 아쟁, 작곡, 타악에도 지원자가 없었다.

 

경기도 D대학에서도 음악학부 경쟁률이 성악 0.7, 관현악 0.6으로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특히 전 세계적인 한류 열풍으로 K컬쳐에 대한 관심이 대중예술 시장의 확대와 투자로 이어지면서 가뜩이나 저출산으로 줄어든 예술학과 지원자들이 대중예술 분야로 몰려 순수예술 분야의 상대적 도태가 두드러졌다.

 

순수예술 분야 지원자가 줄어들면서 학교들마저 순수예술학과에 대한 지원을 줄이고 돈이 되는 대중예술학과를 늘리면서 순수예술학과의 설자리가 더욱 위협받고 있다.

 

A대학의 실용음악학부 보컬의 경우 경쟁률은 163.2였고, 실용음악학부의 드럼은 67.5, 실용음악학부의 작곡은 60.5를 기록했다.

 

경기도의 E대학에서는 실용음악과 보컬이 28.7, 음악학과 실용음악학 작곡 15.5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예체능 계열의 사교육비도 감소해 음악, 무용 등 예술분야의 능력을 겨루는 클래식 콩쿨 수는 현저히 줄었다. 

 

콩쿨협회 관계자는 "학생수가 줄고 사교육비가 줄다보니 가장 먼저 음악에 들어가는 비용부터 줄게 된다"며 "콩쿨 같은 경우는 굉장히 시간 투자를 많이 해야 하고 끈기가 있어야 하는데 최근 많이 줄었고 단체들도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예체능 계열을 전공하는 학생수가 줄어들고 종사자가 줄면서 음악 시장은 축소되고 있다. 

 

클래식 음악계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저출생으로 음악을 전공하려는 학생이 줄면 결과적으로 졸업후 시장의 풀이 좁아지는 것"이라며 "음악시장이 좁아지면 다시 음악을 공부하려는 학생과 수용자가 적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고륜형 기자 krh0830@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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