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분양전망지수. (자료=주택산업연구원 제공)](https://www.kgnews.co.kr/data/photos/20250207/art_17392343397441_90e71d.png)
아파트 분양시장이 좀처럼 활기를 되찾지 못하는 가운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전망이 엇갈리는 흐름을 보였다.
11일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월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국 평균 75.4로, 전월 대비 4.0포인트(p) 상승했다. 그러나 여전히 기준선(100)에는 한참 못 미치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0.2p 하락한 반면, 비수도권은 4.8p 상승하며 반등 조짐을 보였다.
수도권에서는 서울(89.5→87.1)이 2.4p, 경기(67.6→66.7)가 0.9p 하락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반면 인천(73.3→76.0)은 2.7p 상승하며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수도권에서는 일부 지역에서 회복세가 나타났다. 광주(13.3p↑), 전남(12.5p↑), 대구(12.2p↑) 등이 두 자릿수 상승폭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하지만 강원(-8.3p), 울산(-4.5p), 전북(-3.9p), 충북(-2.7p) 등은 여전히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주산연은 “지난달 일부 지역의 분양전망지수가 급락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반등한 곳이 있지만, 여전히 전국 모든 시·도가 기준치(100.0)를 크게 밑돌고 있다”며 “전반적인 분양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미분양 주택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준공 후 미분양(악성 미분양)은 전국 2만 1480가구로, 2014년 7월 이후 10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신동아건설 등 중견 건설사들이 잇따라 부도를 맞으며 업계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건설사 수가 급감하면 향후 주택 공급 부족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주산연은 “강화된 주택담보대출 규제, 정치적 불확실성, 경기침체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주택거래가 감소하고, 일부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주택가격이 하락한 영향”이라며 “비상계엄 이후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 아파트 분양 사업성이 악화된 것도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2월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105.9로, 전월 대비 4.5p 상승했다. 계엄령 이후 급등한 환율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분양물량 전망지수는 84.6으로 7.1p 상승했지만 여전히 기준선(100)을 밑돌아 공급 위축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2월 분양 예정 물량은 1만 2676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다.
미분양물량 전망지수는 113.5로, 전월 대비 10.7p 상승하며 작년 1월(115.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높은 금리 부담과 경기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수요자들이 매수를 미루는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산연은 “정부와 금융기관이 협력해 불합리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주택담보대출 심사기준을 개선하고, 지방 미분양 주택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건설업계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