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룡문]비극의 금요일

2017.03.09 19:37:21 16면

예수는 처형되기 전날 밤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을 기념하는 최후의 만찬을 했다. 그리고 유다의 배반으로 이튿날 아침 일찍 예수는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 끌려가 재판을 받았다. 빌라도는 예수에게 매질을 가한 다음 골고다라는 곳에서 강도 두 명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았다. ‘성금요일(Good Friday)’은 ‘비탄’이라는 의미의 옛 독일어 ‘chara’에 ‘금요일’을 덧붙인 말로 예수의 이러한 재판과 처형을 기리는 날이라는 뜻이다.

교황은 1년에 한 번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기리는 성 금요일,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평신도들의 고백을 듣는다. 지은 죄를 고백하고 참회하는 신도에게 신을 대신해 용서하고 충고를 주기 위해서다.

서양인들은 이런 이유로 금요일을 불길하게 여겨왔다. 특히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날이 금요일이고, 전날 최후의 만찬에 참석한 사람이 13명이었다며 이 두 개가 합쳐진 ‘13일의 금요일’을 가장 공포스런 날로 친다. 유독 비극적인 사건 사고도 많이 일어났다. 프랑스의 필립 4세 왕이 이단을 숭배한다는 죄를 씌워 3000여 명을 산 채로 불태워 죽인 날이 1307년 10월 13일 금요일이다. 최근엔 2015년 11월 13일의 금요일에 파리 시내 6곳에서 동시 다발 테러가 발생해 132명이 숨지고, 350여 명이 부상, 다시 주목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13일의 금요일을 공포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1980년에 제작된 숀 S 커닝엄 감독의 영화도 한몫했다. 희대의 살인마를 주인공으로 한 이 영화는 아직도 두려움으로 남아 있어 더욱 그렇다.

어찌됐건 13일은 아니지만, 오늘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해 심판 결론이 나는 금요일이다. 13년 전인 2004년 치러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도 5월 14일 금요일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헌정 사상 단 두 차례 열린 탄핵심판 결론이 모두 금요일에 나오게 된 셈이다. 뿐만 아니라 공교롭게도 국회가 박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서를 헌재에 제출한 지난해 12월 9일도 금요일이었고, 노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제출된 2004년 3월 12일도 금요일이었다. 비극의 금요일. 국운을 가를 그날이 밝았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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