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이용객 수가 ‘아이(i) 바다패스’ 시행 이후 나날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올여름 휴가철에는 역대 최다 이용객 기록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지만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엔 터미널 인프라는 부족해도 너무 부족하다.
하지만 인천시는 제2연안여객터미널 건설사업 무산 이후 대체 터미널 확보나 시설 확충 등 대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시민제안공약으로 제안된 ‘광명항 제2연안여객터미널 건설 사업’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전 타당성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B/C)값이 0.1을 얻는 데 그치며 경제성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광명항 일대 1만 5000㎡ 규모 부지에 제2연안여객터미널을 신설하고, 관광안내소와 지역특산물매장·해양레저시설 등도 함께 조성하는 것이 뼈대다.
시는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이 접근성 부족과 섬 이동 시 소요시간이 길다는 문제 등에 직면하자 그 해결책으로 제2연안여객터미널 건설을 추진했다.
후보지로는 광명항과 더불어 덕교항, 잠진도 선착장 등이 거론됐다.
이 중 수도권 접근성과 인천국제공항 인접성 등을 고려해 광명항을 최적지로 판단됐다.
하지만 타당성조사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시는 이렇다할 대안 없이 곧바로 백지화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부터 여객 수요를 대폭 늘리는 ‘아이(i) 바다패스’가 시행됐다는 점이다.
인천시민은 시내버스 요금 수준인 1500원만 내면 강화·옹진군에 있는 섬 25곳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다른 지역민에게도 여객선 요금의 70%를 할인해준다.
이동권 향상과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해 추진된 만큼 바다패스의 효과는 시행 후 곧바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이용객 수는 23만 329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터미널은 1995년 개장 이후 진행된 시설 노후화에 바다패스로 인한 이용객 증가까지 겹치며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특히 섬 주민들은 연일 매진되는 배표로 사업의 본래 취지와 달리 생활 이동권을 침해받고 있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그럼에도 시는 광명항 제2연안여객터미널 백지화 이후 늘어난 수요를 뒷받침할 추가 공간 마련을 빈칸으로만 남겨두고 있어 실효성 있는 대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타당성조사 이후 여건 변화가 일어날 시 계획을 다시 수립하겠다는 목표만 설정해뒀다”며 “현재는 여건 변화 가능성을 검토하는 단계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