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시장의 양극화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전셋값 격차가 2년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서울·수도권은 상승세를 이어가는 반면 지방은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3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시장의 5분위 배율은 7.7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11월(7.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의 전셋값 평균을 하위 20% 평균으로 나눈 수치다. 수치가 클수록 고가와 저가 간 격차가 크다는 뜻이다. 6월 기준 상위 20%(5분위)의 평균 전셋값은 6억 7849만 원, 하위 20%(1분위)는 8869만 원이었다.
서울의 경우 5분위 평균이 12억 3817만원, 1분위는 2억 8084만 원이었다.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은 각각 3억 2983만 원, 5301만 원으로 나타났다.
전셋값 흐름도 뚜렷이 갈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27 전세대출 규제 완화 이후인 7월 첫째 주 서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8% 오르며 상승폭을 키웠다. 수도권 전체도 0.0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지방은 -0.01%를 기록하며 지난해 12월 이후 30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수요 위축은 수급지수에도 반영된다. 부동산원이 조사한 7월 1주차 전세수급지수는 서울이 102.0으로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반면, 지방은 95.2로 수요 부족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지방의 전세시장 침체는 경기 둔화와 매매가 하락, 낮은 구매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5월 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의 83%가 지방에 몰려 있어 지역 간 주택시장 양극화는 당분간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