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명의 사상자를 낸 화성시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와 관련해 소방당국이 3개월 전 화재 발생시 인명피해 발생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화재 원인과 대규모 인명피해 발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위성곤(민주·제주서귀포) 의원이 화성소방서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소방 활동 자료조사서’에 따르면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대규모 인명피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됐다.
조사서에는 연소 확대 요인 항목으로 ‘사업장 내 건물 11개 동의 건물이 위치해 있고 상황 발생 시 급격한 연소로 인한 연소 확대 우려가 있다’고 기재됐다.
또 다수 인명피해 발생 우려 지역 항목에는 ‘3동 제품 생산라인의 급격한 연소로 인한 인명피해 우려가 있다’고 했다.
소방당국은 3개월 전 사전 점검을 통해 아리셀 공장에 알코올류 4200ℓ, 제1석유류 200ℓ, 옥내저장 2개소에 각각 리튬 990㎏, 1000㎏ 등 위험물이 보관된 것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화재가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서 시작된 것을 감안하면 소방당국이 이미 사고 우려와 대규모 인명피해 가능성을 지적한 것이다.
이처럼 화재 발생으로 인한 인명피해 가능성이 경고됐는데도 23명의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사법당국 역시 아리셀 측의 관리 소홀에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이날 오후 아리셀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인력공급 업체인 메이셀, 한신다이아 등도 포함됐다.
강제수사에는 경찰 수사관 34명, 노동부 근로감독관 17명 등 51명이 투입돼 업체 사무실, 박순관 아리셀 대표의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했다.
이들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각종 자료를 분석한 뒤 박 대표 등 피의자 소환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경찰과 노동부는 ‘화재 원인 규명’과 ‘대규모 인명피해 발생 원인 규명’ 등에 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다.
CCTV 확인 결과 불은 1개의 리튬 배터리 폭발로부터 시작됐다. 이어 다른 배터리가 연속해 폭발하면서 급속히 연소가 확대됐다.
경찰과 노동부는 합동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최초 발화지점에서 불꽃이 일어난 원인 등에 대해 명확히 규명할 계획이다.
아울러 화재 발생 후 근무자 다수가 비상계단 등을 통해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된 이유에 대해서도 면밀히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과 노동부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통해 화재 원인과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원인을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했다.
[ 경기신문 = 고태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