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블록체인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비트코인 시세가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가 하면 도지코인 등 일부 알트코인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암호화폐 시장은 '불장'을 맞았다. 이에 따라 게임·인공지능·디파이와 관련된 코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동안 이어졌던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가 가고 크립토 스프링(가상자산 활황기) 조짐이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의 대표 격인 비트코인의 시세가 지난 22일 기준 9만 9400달러까지 치솟으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크립토 윈터가 한창이던 1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아진 가격이다.
알트코인 역시 비트코인 상승에 영향을 받으면서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알트코인의 대장주로 꼽히는 이더리움은 24일 기준 3434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7월 이후 3500달러 선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월 초 160달러대에 거래되던 솔라나는 현재 약 250달러의 거래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이외 도지코인 등 일부 밈코인들의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이처럼 가상화폐 시장이 활발해진 것은 친 암호화폐 성향을 보여왔던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여파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기간 동안 "미국을 '지구의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겠다", "모든 비트코인이 미국에서 채굴돼야 한다"는 발언을 하는 등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또 가상자산에 규제 입장을 취했던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게리 겐슬러 위원장을 해고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또 지난 9월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선회한 것도 가상자산 활황기에 영향을 미쳤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기준금리가 인하하면서 유동성이 증가해 가상자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 9월 0.50%포인트 ‘빅컷’으로 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4년 반 만이다. 이어 11월 0.25%포인트 추가로 인하, 기준금리가 4.75%까지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을 향한 규제가 줄어들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평했다.
가상자산의 활황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어떤 가상자산 프로젝트가 투자자들의 각광을 받을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강세장에서 게임, 인공지능, 디파이(탈중앙화금융)와 관련된 알트코인들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해당 프로젝트들은 현재 IT산업에서 각광받는 사업 영역이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게임 플랫폼 스카이마비스(Sky Mavis)의 제프리 저린(Jeffrey Zirlin) 공동창업자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블록체인 게임과 탈중앙화금융(디파이)가 가장 큰 혜택을 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가상화폐전문매체 비인크립토는 “인공지능 기반 가상화폐 인기가 커지는 것은 기술 개발과 일치한다”며 “오픈AI가 향상된 추론 기능을 자랑하는 모델을 출시하자 가상화폐시장에 관심을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테마로 가격이 상승한 코인 프로젝트들은 테마의 인기가 사그라들 경우 시세가 폭락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의 실질적 가치를 따져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변동성이 큰 가상화폐 특성을 고려했을 때 알트코인 투자 시 지속 가능한 프로젝트인지를 따져보는 투자자의 안목이 필수적"이라면서 "프로젝트 지향점, 이뤄낸 성과 등을 꼼꼼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