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이 서계문화재단과 함께 오는 22일 서계 박세당 고택에서 ‘서계 박세당과 양주 석천동 : 인간-공간 그리고 활용’ 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회의는 경기도가 추진하는 신 경세유표 사업의 일환으로 도내 실학 관련 역사·문화자원을 발굴하고 재조명해 그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취지다. 서계 박세당(1629~1703)은 조선 후기 실학의 기틀을 세운 사상가로 1660년(현종 1) 증광시 문과에 장원급제한 뒤 여러 관직을 거쳤다. 그러나 당쟁 속에서 두 아들을 잃은 뒤 40세에 관직을 내려놓고 양주 석천동(현 의정부 장암동)으로 돌아가 학문과 농사, 제자 양성에 전념했다. 그는 성리학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주자학 일변주의를 비판하며 노장사상을 포용해 현실을 극복할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이러한 사유는 '서계선생집', '사변록', '색경' 등 저서로 남아 실학의 전개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가 머물던 고택은 조선 후기 사대부의 생활상과 학문적 정신을 함께 보여주는 귀중한 유산으로 현재 경기도문화유산자료로 지정돼 있다. 학술회의는 ▲1부 식전행사 ▲2부 기조강연 및 주제발표 ▲3부 종합토론으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서계 박세당 관련 유적 답사와
인간의 눈은 진실을 얼마나 알아볼 수 있을까. 김지아 작가는 우리가 ‘본다’고 믿는 세계의 한계를 짚어낸다. ‘투명한 경계 - 꿈과 현실이 스며드는 순간’은 인간의 시야는 빛의 좁은 스펙트럼 안에 갇혀 있으며 기술의 기록 역시 본질에 닿지 못한다는 자각에서 출발한 전시로 감각의 틈새를 들여다본다. 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꿈과 현실, 자아와 타자의 경계를 투명하게 녹여내며 세계를 새롭게 마주하게 한다. 김지아의 작업은 시각의 해석과 번역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예술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대표작 ‘여행’은 사진, 디지털 효과, 회화를 결합해 익숙한 현실을 재구성한 작품이다. 풍경을 기록한 이미지 위에 블러와 그라데이션, 불투명도 등 디지털 효과를 덧입히고 다시 유화의 물성으로 마무리해 현실과 환상의 층위를 오간다. 감각과 기술, 물성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이다. 또 다른 작품 ‘안녕 파도’는 독수리의 시선을 빌려 파도를 바라본다. 멀리서는 망원처럼 가까이서는 광각처럼 자유롭게 이동하는 ‘이글아이’의 시선은 단순한 관찰을 넘어 주체와 객체의 위치를 전복한다. 인간의 감각이 절대적이라는 믿음을 흔들며 존재의 다양성을 사유하게 한다. 김지아의 ‘투명한 경
경기아트센터 대표 음악축제 ‘대한민국 피아노 페스티벌’이 오는 26일부터 11월 1일까지 일주일간 개최된다. 올해로 8회를 맞은 이번 축제는 2011년 ‘피스 앤 피아노 페스티벌’로 출발해 피아노의 무한한 가능성과 아름다움을 전해온 국내 대표 단일 악기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신수정, 백혜선, 이경숙 등 한국 피아노계의 거장들을 비롯해 조성진, 손열음, 선우예권 등 세계 무대를 누비는 연주자들도 유망주 시절 이 무대에 오른 적 있다. 올해는 ‘라벨 150 & 쇼스타코비치 50’을 주제로 두 거장의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 개막일인 10월 26일에는 라벨의 대표 관현악곡 ‘볼레로’의 탄생 비화를 다룬 영화 ‘볼레로: 불멸의 선율’ 상영으로 축제의 막을 올린다. 27일에는 김선욱이 지휘하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라벨 피아노 협주곡 G장조와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하며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와 박종해가 협연자로 나선다. 28일에는 피아니스트 원재연의 리사이틀, 29일에는 일본의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가 첫 출연해 ‘Lake Louise’, ‘Romance’ 등 대표곡을 연주하며 가을의 감성을 더할 예정이다. 30일에는 올해 데뷔 10주
수원문화재단이 오는 17일부터 11월 9일까지 탑동 시민농장 내 수원아트스튜디오 ‘푸른지대창작샘터’에서 5기 레지던시 참여 작가 13인의 작품 활동 성과를 공유하는 결과보고전 ‘타인에게 말 걸기’를 개최한다. 올해 전시 제목 ‘타인에게 말 걸기’는 은희경 작가의 동명 소설에서 차용했다. 레지던시 입주 기간 동안 작가들이 타인과의 만남과 접촉을 통해 작업 세계를 확장하고 교차한 경험을 ‘말 걸기’라는 행위로 풀어낸 이번 전시는 그간의 의미 있는 순간들을 상기하고 공유하려는 의도를 담았다. 이번 전시에는 ▲고우리 ▲김민주 ▲김선영 ▲김소라 ▲김예령 ▲듀킴 ▲박수연 ▲박혜수 ▲임선구 ▲임희재 ▲쥰유 ▲최가영 ▲황규민 등 13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평면, 설치, 입체,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관람객과 소통하며 각자의 개성과 예술적 시선을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기간에는 시민이 시각예술을 더욱 가까이 경험할 수 있는 예술교육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작가 협업 워크숍 ‘수원성인운동회’와 명화 감상 프로그램 ‘예술 한 잔’이 각각 10월 24일과 11월 8일에 열린다. 프로그램별 자세한 내용은 수원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경기콘텐츠진흥원과 느티나무재단이 오는 21일 오후 3시 30분부터 5시까지 신분당선 광교중앙역 대합실에 위치한 ‘지하철 서재’에서 ‘탐조책방과 함께 새 이야기’ 북토크를 개최한다. 이번 북토크에는 KBS 다큐멘터리 ‘울 엄마 맹순 씨의 새들처럼’의 실제 주인공이자 ‘맹순 씨의 아파트에 온 새’ 저자인 맹순 씨와 탐조책방 박임자 대표가 참여한다. 두 강연자는 아파트 숲에서 새와 이웃이 된 사연과 그 과정을 기록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참가자들과 ‘내가 만난 새 이야기’, ‘나만의 탐조 경험’, ‘도심 속 야생동물과 공존하는 방법’ 등을 자유롭게 나눌 예정이다. 북토크와 함께 전시도 마련된다. 맹순 씨가 직접 그린 그림 원화를 통해 아파트 단지 속 다양한 새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으며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의 활동 소개와 용인시 친환경 농업인이 키운 바질 스마트농장 전시도 함께 진행된다. 특별 도서 컬렉션으로는 ‘야생동물 도시생활기’, ‘지구의 주인: 곤충’, ‘고요하고 치열하게: 식물’ 등 생태와 환경을 주제로 한 도서들이 소개된다. 박영숙 느티나무재단 이사장은 “이번 행사는 도심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며
경기문화재단이 경기도 무명의병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다음달 1일 무명씨들의 작은 축제 ‘무명의병 체험마당’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일제에 항거했던 수많은 무명의병의 서사를 민족적 저항과 보편적 가치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체험부스, 골든벨, 토크콘서트 등이 진행된다. 무명의 가치를 실천하는 시민이 참여하는 마켓과 벼룩시장도 함께 열린다. 의병운동 연구 성과를 담은 안내책자가 배포되며 양평의병기념사업회가 운영하는 체험부스는 무명의병의 역사적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예술가와 문화기획자들도 참여해 무명의병이 지닌 보편적 가치를 확장한다. 평등·자유·권리·창조·인권 등 미래지향적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5개 체험부스와 워크숍이 운영돼 더 나은 삶을 바랐던 무명의병의 실천정신과 현대인의 삶을 잇는다. 토크콘서트도 마련됐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츠다 하사 역으로 호평을 받은 배우 이정현, 시야 김종진 독립운동가의 후손이자 광복회 경기도지부장 김호동, 상생을 위해 레시피를 공개한 군포 빵집 사장 고재영이 출연한다. 사회는 KBS 방송인 김현영이 맡아 ‘삶의 방식과 진심’을 주제로 대화를 이어간다. 세 인물은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오는 24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과 2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경기필 마스터즈 시리즈 V ‘불멸’’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김선욱 예술감독의 지휘 아래 베토벤 교향곡 제4번과 제5번을 연주하며 거장의 예술적 에너지와 투지를 전할 예정이다. 특히 협연자 없이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소리로만 무대를 채운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1부에서는 베토벤의 교향곡 제4번이 연주된다. 교향곡 제3번 ‘영웅’과 제5번 ‘운명’ 사이에 위치한 이 작품은 밝고 경쾌한 정서와 고전적 균형미가 돋보이는 곡으로 비장한 베토벤의 또 다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활기찬 전개와 섬세한 구조미는 베토벤의 음악 세계가 지닌 다양성과 조화를 드러낸다. 2부에서는 베토벤의 대표작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교향곡 중 하나인 교향곡 제5번 ‘운명’이 연주된다. 1악장 첫머리의 네 음으로 시작되는 극적인 동기는 ‘운명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고난을 극복하고 승리로 나아가는 인간 정신을 상징한다. 특히 마지막 악장에서 폭발하는 에너지로 이어지는 전개는 ‘고뇌, 투쟁, 극복’이라는 베토벤 음악의 보편적 메시지를 생생히 담아낸다. 자세한 내용은 경기아트
조선의 길 위에서 노래하고 춤추던 연희가 수원 화성 아래서 되살아난다. 수원문화재단이 오는 25일 오후 4시 정조테마공연장에서 기획공연 ‘조선유랑연희: 탈의 문, 산대의 혼’을 선보인다. 전통의 집단성과 유랑성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이번 무대는 오래된 탈을 넘어 인간의 내면을 비추는 새로운 창작 연희다. ‘조선유랑연희’는 예술단체 청류의 ‘산대도감 시리즈’ 첫 번째 작품으로 부제는 ‘유랑하는 자들이 열어젖힌 판, 탈의 뒤편에 숨은 인간의 이야기’다. 조선 후기 산대도감의 유랑정신을 현대적 시선으로 풀어낸 공연이며 배우와 기예자가 함께 만들어내는 집단 퍼포먼스 형식으로 구성됐다. 임영호 연출은 “수원 화성의 역사 속에 새겨진 유랑과 공존의 정신을 연희로 다시 꺼내보고 싶었다”며 “전통 산대정신을 복원하면서도 지금의 시대성과 맞닿은 연희로 발전시키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히 재주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용적 움직임과 기예의 미학을 결합해 무대 언어로 탈 뒤의 인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프롤로그부터 대동의 귀환까지 6개의 장면으로 구성된다. 전통 연희의 집단성과 유랑성을 상징하는 ‘산대’를 무대 위에서 되살리며 방상시탈을 상징적
서보경 고려대 안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가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영국 스코틀랜드 애버딘에서 열린 ‘2025 유럽유방영상의학회(EUSOBI, European Society of Breast Imaging)’ 연례 학술대회에서 최다 인용 논문상(EUSOBI Award)을 수상했다. EUSOBI Award는 유럽 대표 영상의학 학술지 European Radiology에 실린 논문 중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의 저자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유방 영상 연구 분야에서 학문적 영향력을 인정받는 권위 있는 상이다. 수상 논문은 인공지능 기반 MRI 영상 분석을 통해 유방암의 예후 인자를 예측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그동안 유방암의 예후 인자와 아형은 조직검사 등 병리 검사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MRI 영상 데이터를 활용해 종양의 이질성과 혈류 특성을 정량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유방암의 병리학적 예후 인자와 분자 아형을 비침습적으로 예측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 교수는 “기존 연구 대부분이 소규모 후향적 분석에 그쳤지만 이번 연구는 291명의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전향적 연구”라며 “영상 데이터를 활용한 비침습적 암 예후 예측 모델
김수형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025년 대한우울조울병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우수포스터상을 수상했다. 김 교수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정신과적 공존 질환 여부에 따른 ADHD 환자의 정량뇌파(qEEG) 차이’를 주제로 연구 성과를 발표하며 학술적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ADHD 환자는 불안장애나 우울증 등 증상이 유사한 다른 정신질환을 함께 겪는 경우가 많아 치료 과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 하지만 공존 질환이 있는 ADHD 환자의 뇌파(EEG) 변화를 분석한 연구는 그동안 많지 않았다. 이에 김 교수 연구팀은 ADHD 환자를 공존 질환 여부에 따라 구분하고 정량뇌파(qEEG) 데이터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두 그룹의 전두엽 비대칭성에서 차이가 나타났으며 공존 질환이 있는 ADHD 환자에게서 전두엽의 세타파와 델타파 비대칭성이 더 뚜렷하게 관찰됐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른 정신과적 공존 질환이 ADHD의 뇌파 패턴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정량뇌파가 공존 질환을 가진 ADHD 환자의 진단을 보조하는 객관적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류초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