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 320원으로 결정됐다. 1만 320원은 올해 최저임금(1만 30원)보다 290원(2.9%) 높은 금액으로서, 내년도 최저임금의 월 환산액(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은 215만 6880원이다. 이번 최종안은 2008년 이후 17년 만에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합의로 결정돼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번 결정을 계기로, 걸핏하면 극한 갈등으로 치닫는 노사문화에 양보와 타협의 미덕이 깊게 퍼지면서 ‘상생 정신’이 폭넓게 발현되는 변화가 나타나길 기대한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노·사·공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 10일 제12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6년도 최저임금을 이같이 의결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근로자위원 중 민주노총 위원 4명이 불참한 가운데 노·사·공 위원 23명의 합의로 결정됐다. 이번 인상률은 1%대였던 올해(1.7%)나 2021년(1.5%)보다는 높지만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역대 정부 첫해 인상률 중에서는 두 번째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미 지난 회의 때 공익위원 심의 촉진구간(1.8%∼4.1%)이 제시된 상황에서 이날 마무리 짓는 것을 목표로 심의에 들어갔다
6월은 계절의 경계에 선다. 봄은 자취를 감추고 여름의 숨결이 서서히 일상을 감싼다. 햇살은 짙어지고 공기는 점점 무거워진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무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자신만의 지혜를 찾아왔다. 그중 하나가 바로 술이다. 단지 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계절을 건너는 한 방식으로서의 술. 바로 과하주(過夏酒)다. 과하주는 이름 그대로 ‘여름을 지나기 위한 술’이다. 1418년 '조선왕조실록'에 처음 등장하며, 조선시대 양반가에서는 주로 5월 무렵 담가 초여름부터 마셨다. 높은 온도에서도 상하지 않도록, 발효주에 증류주인 소주를 더해 보존성을 높였다. 그 풍미는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에 묵직한 안정을 주었다. 무더위를 이겨내는 데 중요한 건 단순한 시원함이 아니라, 어쩌면 그런 ‘깊이’였는지도 모른다. 맛은 한마디로 깊고 조화롭다. 구수한 곡물 향이 먼저 퍼지고, 뒤이어 진한 단맛과 은은한 산미가 느껴진다. 차가움으로 혀를 자극하기보다, 온전한 발효가 주는 풍미로 입안을 부드럽게 감싼다. 특히 간장이나 된장 같은 짭조름한 장맛과 잘 어울려, 여름철 보리밥이나 찌개류와 곁들이면 더욱 궁합이 좋다. 고문헌에서나 찾아볼 수 있었던 과하주를 지금은 몇몇 양조장에서 전
미국에 사는 한 노파가 변호사에게 두 가지 유언을 했다. 첫째는 죽게 되면 화장할 것. 두 번째로는 유골은 반드시 뉴욕 맨해튼 최대 번화가에 뿌려줄 것이었다. 의아했던 변호사가 노파에게 물었다. “왜 하필이면 뉴욕 맨해튼입니까?” 노파는 말했다. “쇼핑을 좋아하는 내 딸들이 반드시 일주일에 두 번은 방문해 줄 것 같아서요.”라고. 사람도 나이 들어 동진강 폐선 같이 뻘 속에 처박혀 있는 듯하면, 한국이나 미국이나 관심 밖의 삶으로써 비루먹은 망아지 꼴이 되는가 싶다. 나는 해방둥이 세대로서 스스로의 심장을 펌프질하며 열광하는 삶을 살아야 할 이유가 분명했다. 그 힘으로 가정의 안정과 가족들을 건사했다. 열광하는 삶에서 한결같은 삶을 고집하며 살아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바쁠 것 없는 노인세대가 되었다. 미국 노파의 심정을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남은 인생의 계절이다. 그래서인지 유머 같은 노파의 이야기가 울음보다 더 서글픈 정서의 현을 건드린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청년의 꼭지점에서는 우정에 대한 철학도 자못 심각했다. ‘대신 죽어줄 친구나 천하를 반분할 수 있는 우정의 도를 저울질하기도 했다. 공무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이던 2019년 시행했던 “청정계곡 복원 사업”을 통해 경기도의 청정계곡을 전 국민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한 지 6년 차에 접어들었다. 나는 가평군의 청정계곡이 있는 마을의 주민들과 함께 계곡을 생태친화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물론 계곡 주변 주민들의 삶의 질도 향상시키는 마을공동체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아직도 피서객들의 무질서한 계곡 이용으로 오염과 눈살 찌푸리는 상황이 안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에 비해 자율적으로 생태친화적인 피서를 하는 분들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큰 변화 중 하나는 계곡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등의 불법 취사를 하기보다는 도시락에 조리된 먹거리를 담아와서 먹고 빈 그릇을 그대로 가져가 쓰레기 발생도 줄이는 피서객들이 늘었다.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가져와서 발생한 쓰레기를 갖고 가는 일들도 늘어났다. 특히 수박 같은 경우는 쓰레기양이 많아서 아예 집에서 먹기 좋게 썰어서 도시락에 담아와 먹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런데 최근 물놀이 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난감한 상황이 바로 반려견 수영의 경우다. 국립·도립·군립공원의 경우 '자연공원법'에 의해서 반려견 출입 자체를 제한할 수 있
K-Pop 데몬 헌터스의 OST가 미국 스포티파이 차트 Top 10을 도배하는 것을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에스파의 ‘광야’ 컨셉은 옳았다. SM이 틀렸던 것이 아니라 너무 빨랐던 것이다. 버추얼 아이돌은 먹힌다. 버추얼 아이돌과 사람 아이돌의 시너지의 현실화가 목전이다. 그래서 뉴진스의 퇴장이 새삼 다시 안타깝다. K-컬쳐가 또다시 상승장의 물결을 탔는데, 물이 들어 오고 있는데, 노 저을 사공이 하나라도 더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버추얼 아티스트의 이점을 ‘휴먼 리스크’가 없다는 점에서 찾는다. 휴먼 리스크 중 상당 부분이 법률 리스크다. 멀게는 동방신기의 해체부터 가깝게는 뉴진스의 가처분까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휴먼 리스크는 결국 법정을 무대로 삼는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가 법정 싸움이다. 우리의 ‘높은 문화의 힘’을 더욱 드높이려면, 법질서의 분쟁 해결 기능이 더 나아져야 한다. 소송은 이기고 지는 싸움이다.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1 아니면 0이 되기 마련이다. 현실의 분쟁이 전적인 선과 전적인 악 사이의 대결인 경우는 거의 없다. 시시한 약자와 시시한 강자의 싸움인 경우가 훨씬 많다
1919년 3·1운동 때 수원지역에서는 격렬한 만세운동이 벌어졌다. 지식인과 학생, 상인, 종교인, 농민, 그리고 사회적으로 천시되던 계급인 기생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계층이 적극 참여했다. 그러나 국가로부터 서훈이나 표창을 받지 못한 독립운동가들이 많다. 남아 있는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광복 80년이 되는 해이다. 무심한 세월이 흘러 자신의 생명과 재산, 가족까지 포기하면서 나라와 겨레를 위해 헌신한 애국지사들은 잊혀 가고 후손들은 여전히 곤궁한 생활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친일 매국노들의 후손은 정·재계, 심지어 학계에서도 주류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조선총독부로부터 받은 친일재산을 돌려달라는 소송전도 벌이고 있다. 송병준은 친일파 중에서도 악질로 꼽힌다. 1907년 대한제국 군대 해산과 내정권 이양을 일본에 넘긴 한일신협약(정미7조약)에 찬성한 7명의 친일파인 정미칠적(丁未七賊) 중 한명으로 일제 식민지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민족적 배신자다. 그의 증손자가 인천 부평구 미군부대(캠프마켓) 일대 땅 약 13만평(36만 5000㎡)을 돌려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그러나 2011년 재판부는 “해당 부동산은 친일반민족행위자 송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그가 구치소로 돌아갔다. 폭염에도 불구하고 줄곧 “윤어게인(YOON AGAIN)”을 외친 지지자들이 제법 있었던 모양이다. 공허하여라. 망상의 연대여~ 새정부가 출범한 후 엉망진창이던 나라가 비로소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안도감이 든 순간이 바로 어젯밤 윤석열의 재구속이었다. 아마도 그는 이제 전용면적 세평 남짓한 공간에서 독거노인이 되어 남은 평생을 보내게 되리라. 여름징역은 곱이다. 자업자득이요 사필귀정이다. 생각해보라. 만인지상의 자리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렸던 자가 비상대권까지 갖겠다고 일으킨 내란! 조선조였다면 사직을 어지럽힌 죄로 삼족을 멸했을 대역죄인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미래는 내란 우두머리와 잔당들을 어떻게 징치하는가에 달려있다. 아직도 대한민국에는 내란범을 두둔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40%에 달한다. 기득권계층과 특정지역, 특정종교에 편중된 이들이 변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앞길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3년동안 30년을 퇴보해 나라가 폐허처럼 거덜났다. 도대체 얼마나 거덜났을까? 윤석열은 취임도 하기 전부터 나라의 기둥뿌리를 뽑아냈다. “청와대에는 죽어도 안들어 간다”며 용산에 들이부은 돈이 얼마나 될까? 국회예산정책처는 2024년 기준
7월 초부터 기온이 40도를 넘는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는 중이다. 경기도 내 온열질환자가 국내 기상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기도는 9일 오후 3시를 기해 폭염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단계를 2단계로 격상했다. 자연재해 차원의 폭염 대응책을 새로 짜야 한다는 여론이다. 일상을 파고드는 이상기후의 기습에 대비책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노동자·노약자들의 피해를 적극적으로 막아야 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8일 하루 경기도 내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8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일일 최대치였던 61명을 훨씬 넘어선 수치다. 이날 전국적으로 온열질환자는 238명이었다. 하루에 온열질환자가 200명을 넘은 것은 드문 일이다. 지난 5월 15일 이후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는 121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78명)의 2.5배다.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8명으로서 지난해(3명)보다 3배 가까이 많다. 지난 6일에는 인천 계양구의 한 도로 맨홀 아래 오수관에서 측량 작업을 하던 50대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유독가스 질식에 의한 사고로 추정됐는데 폭염 속 밀폐 공간에 대한 안전 조치가 미흡했다는 지
1993년 2월 김영삼 대통령이 취임하였다. 그러나 그의 세력은 정부와 당 어디에서도 소수파에 불과하였다. 대선 기간에 군의 개혁 등 정치개혁을 주장했지만 누구도 그것은 그저 형식적인 입바른 소리로만 여겼다. 그러나 취임한 지 2주도 지나지 않은 3월 8일 김영삼은 군 개혁을 단행했다. 참모총장과 기무사령관을 전격적으로 해임하면서 군부 내의 사조직인 하나회를 숙청하기 시작했다. 하나회 소속인 대장 7명과 중장 이하 장성 12명 등 명단에 오른 대부분의 장교가 강제 예편되었다. 그야말로 전광석화 같은 군 개혁이었다. 김영삼의 개혁 정치는 군부에 머물지 않았다. 취임 이틀 만에 스스로 재산 공개를 하면서 모든 공직자의 재산 공개를 실시해 그동안 무풍지대였던 공직자들의 재산 내역이 공개되었다. 국민을 경악게 할 수준의 부도덕한 자들은 스스로 물러나야 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전격적으로 금융실명제를 실시해 더 이상 부정한 돈이 자리잡을 수 없게 했고 이름뿐인 지방자치제도 도입과 5공 청산, 역사바로세우기 등 김영삼의 초기 정치개혁은 80% 이상 국민의 지지가 유일한 무기였다. 국민은 비로소 자신의 한 표가 나라를 이렇게 개혁할 수 있다는 사실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꼈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7월 14일은 북한이탈주민의 날이다. 달력에 ‘북한이탈주민의 날’이라고 써있다. 정착지원을 위해 국가기념일로 지정될 만큼 북한이탈주민은 특별하다. 어째서 특별한가. 모든 사람에게 돌아갈 고향이 있지만, 탈북민에게 돌아갈 고향이 없다. 고향은 있으나, 돌아갈 수 없다. 돌아가지 못하면서 돌아갈 희망을 숙명으로 여기고 분단사회에서 살아간다. 특별하기에 탈북민의 성공적 정착에 대한 관심은 높다. 나는 이러한 특별한 관심을 받으며 2006년 7월 13일 용인에 있는 국민임대 아파트에 전입신고를 했다. 월세이긴 하지만 집이 있어 좋았다. 떠돌이 생활에 지친 나에게 집은 둥지이자 안식처이다. 나는 고마운 환대에 감사하며 잘 살리라 다짐했었다. 나는 기술을 배워 평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싶었다. 컴퓨터를 배웠고 사무직을 했다. 실직되고 다른 일자리를 찾고 있을 때 통일교육 강사라는 직업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2012년 경기남부지역 통일교육 전문강사가 되었다. 강사를 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에 한계를 느끼고 북한학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는 어려웠으나 재밌었다. 공부를 시작하면서 초기 내가 생각했던 안정된 삶은 점점 멀어졌다. 나보다 현명한 사람들이 ‘자본
경기 북부지역에는 화장장이 한곳 밖에 없다. 고양시에 있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이름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설이다. 고양시를 제외한 다른 지역 주민들은 혜택이 없어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다른 북부지역 주민들은 성남, 수원, 화성, 용인 등 남부지역 화장장을 이용하거나 강원도 춘천, 또는 인제까지 가야한다. 타 지역의 화장시설 이용료는 해당지역 주민보다 훨씬 비싸다. 경제적, 시간적 손실이 크다. 따라서 예전부터 북부지역 지방정부들은 독자적으로, 또는 인근 시‧군과 함께 광역장사시설을 건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최근 양주시는 양주·남양주·의정부·구리·포천·동두천시 등 6개시 합의로 공동형 종합장사시설 건립에 나섰다. 백석읍 방성리 산75 일원 89만㎡·2092억 원 규모의 장례식장, 화장시설, 봉안당, 수목장림, 자연장지 등 종합장사시설을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동형 장사시설 건립사업은 주민들 간에 찬반의견이 의견이 분분하게 일고 있어 난관에 봉착했다. 공동화장장 건립 추진을 반대하는 경기도청원이 1만 건을 넘어섰다.(관련기사: 경기신문 8일자 1면, ‘양주 화장장 반대 청원 1만 건’) 청원인은 “양주시 중심에 건립예정인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