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미숙아와 선천성이상아 의료비 지원 한도를 높이고 기저귀와 조제분유 지원 대상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역·세대·빈부·이념 차이 속에 초저출산·초고령사회·초갈등사회로 진입하면서 국가소멸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나라의 중심인 경기도의 인구 대책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출산·육아 대책은 철두철미하게 ‘실효성 중심’으로 관리돼야 한다. 이제는 저출생 반등 효과를 도민들이 체감하도록 정책 성과를 더 끌어 올려야 한다. 도에 따르면 늦은 결혼에 따른 고위험 신생아 출생 증가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부터 미숙아 의료비를 대폭 늘려 출산율 상승을 유도하고 사회안전망 구축을 강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기존 미숙아 출생체중별로 이달부터 400만 원(기존 300만 원)~2000만 원으로 대폭 늘었다. 초저체중아(1kg 미만)의 경우 기존보다 2배 늘어난 20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어 소득과 무관하게 긴급 치료가 필요한 영유아의 건강권을 더 넓게 보장할 수 있게 됐다. 지원 대상은 임신기간 37주 미만 조산아, 출생체중 2.5kg 미만 저출생아 가운데 출생 24시간 이내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나 수술을 받게 된 미숙아다. 선천성이상아 의
2026년이 밝았다. 매스컴에서는 병오년의 붉은 말의 해라고 호들갑이 넘친다. 그러나 꼰대 마인드로는 아직 음력으로는 을사년이다. 병오년은 2월 17일 설날부터이므로 지금은 그저 2026년 신년이고 1월일 뿐이다. 해마다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하는 교수신문에서는 2025년을 변동불거(變動不居)라고 했다. 정말 다사다난한 2025년을 가장 잘 표현한 성어인 것 같다. 세월은 흐르지 않는 것 같아도 결국은 끊임없이 흘러가면서 세상을 변화 발전시킨다는 의미이다. 느닷없는 한밤중의 계엄령 선포로 시작된 혼란과 대통령의 탄핵 그리고 이재명 정부의 등장. 그 과정의 주역은 단연코 민주주의를 지켜낸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국민이었음이 확실하게 증명된 해가 2025년이었다. 2025년에는 정말 너무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서슬 퍼런 권력자들의 민낯이 드러나고, 심지어는 최고의 권력기관인 검찰청과 국군 방첩대는 권력 남용과 쿠데타 부대라는 오명을 쓰고 사라지게 되었으며, 아직도 내란의 주범은 온갖 추악한 언행으로 사법부를 농단하고 있는 등 우리의 수준을 초라하게 만들었다. 특별히 우려되는 청년층 일부의 극우화 현상도 두드러진 해였다. 서부지원의 폭력사태로 상징되는 극우화 모습이
산업혁명 이전 노동이 생존 그 자체였다면, 산업사회에서 노동은 임금과 교환되는 시간으로 정형화됐다. 그리고 미래 AI 시대를 맞이한 지금, 노동은 더 이상 시간도 직무도 아니다. 오늘날 노동은 차별화된 존재 증명에 가깝다. 우리는 무엇을 얼마나 오래 했는가보다, 얼마나 특별한가를 증명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 변화는 노동의 형태뿐 아니라 인간이 사회에서 자신을 설명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노동자로서 자신을 대상화하지 말라”던 진보적 주장은 점차 현실과 어긋난 외침이 되어간다. 자본주의적 상품화에 맞서 인간의 존엄을 지키려던 이 언어는, 정작 노동 자체가 대상화되지 않으면 존재가 증명되지 않는 AI 시대의 역설 앞에서 힘을 잃었다. 미래 AI 시대의 플랫폼 경제에서 노동자는 집단이 아니라 개별 계정으로 환원된다. 우버 기사나 배달 앱 라이더는 계약서보다 프로필과 평점, 알고리즘 점수로 평가받는다. 이들은 “나는 노동자다”라고 외치기보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증명해야 한다. 자기소개서 대신 포트폴리오를, 근속연수 대신 클릭 수와 리뷰를 내밀어야 하는 세상에서 설명되지 않는
경기도가 본격 추진을 선언한 ‘찾아가는 공동주택관리 맞춤형 자문 지원사업’에 관심이 집중된다. 도는 그동안 요청한 내용만 안내하던 ‘찾아가는 공동주택 관리지원 자문단’을 전문가가 사전 상담을 거쳐 회계와 시설 등을 전반적으로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방침을 밝혔다. 해마다 주거 비중이 높아지면서 공동주택 관리 수준이 곧 주민들 삶의 질 수준과 직결되는 시대가 됐다. 강화된 경기도의 관리 정책이 실효성을 극대화하길 기대한다. 도는 지난 2020년부터 공동주택 관리지원 자문을 위해 법무·회계·기술·주택관리 등 8개 분야 10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공동주택 관리지원 자문단’을 운영해왔다. 기존 운영 방식은 신청한 분야에 한해 소극적으로 자문이 이뤄졌다는 한계가 지적돼왔다. 이에 따라 도는 올해 전문가가 사전 상담을 거쳐 회계와 시설 등을 전반적으로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찾아가는 공동주택관리 맞춤형 자문 지원사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신청한 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근로자 처우 개선, 층간소음 및 갈등 관리, 공동체 활성화, 빈번하게 발생하는 관리규약 해석, 입주자대표회의 운영, 회계·계약 관리, 시설 유지관리, 입주민 간 분쟁 등
해마다 1월이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소식이 언론을 도배한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연합뉴스 ‘미리보는 CES’라는 사전 기사가 나올 정도로 언론이 주목한다. 현대, LG, 삼성 등 국내 대기업들의 최첨단 제품들이나 기자회견이 언론보도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 현대차그룹의 산업용 로봇 ‘아틀라스’를 비롯, 빨래를 개고 우유를 꺼내는 LG전자의 가정용 로봇 ‘클로이드’는 대부분 1월 7일자 1면에 주요 기사로 다뤘었다. 현대 LG와는 달리 눈에 띄는 전시가 없었던 삼성전자는 사장의 ‘자사 제품에 AI를 탑재하겠다’는 현지 기자회견 내용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대부분 언론은 대기업의 전시 규모와 총수의 행보에만 관심을 쏟고 올 CES에서 ‘혁신상’을 휩쓴 한국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체는 거의 외면했다. 그나마 세계일보가 ‘한국, 美·中·日 제치고 ‘CES 최고혁신상’ 휩쓸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기업·중소기업·스타트업을 가리지 않고 도표와 함께 상세하게 보도해 돋보였다. 세계일보는 미국소비자 기술협회가 뽑은 30개 최고 혁신상을 분석 이중 13개 한국 기업 출품작이라고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마포의 옛 지명 약현(藥峴)은 오래전 약초가 풍성했던 언덕이라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지명 속에는 우리가 잊어버린 또 다른 문화의 향기가 숨어 있습니다. 바로 조선시대 서울 상류 문화의 절정을 상징하던 명주(名酒), 약산춘(藥山春)입니다. 약초의 언덕에서 태어난 술, 그리고 풍류가 깃든 봄을 품은 이름. 약산춘은 결코 한 가문의 가양주를 넘어선, 시대정신과 품격이 담긴 ‘문화의 술’이었습니다. 문헌에 따르면 약산춘은 약현 일대에 거주하던 서성(徐渻) 가문에서 전해진 제법이 그 유래로 전해집니다. 약초를 다루던 이들이 지닌 섬세한 손길은 술 빚는 과정에서도 그대로 이어졌을 것이며, 이곳에서 생산된 술이 자연스레 약주(藥酒)의 대명사처럼 불리게 되었다는 추정은 매우 설득력이 있습니다. 실제로 ‘음식지미방’, ‘주찬’, ‘산림경제촬요’ 등 조선 후기의 조리서들은 약산춘을 이양주(二釀酒) 방식의 고급 약주로 상세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멥쌀과 누룩, 그리고 깨끗한 물이라는 단순한 재료를 정월에 담가 깊은 숙성을 거쳐 봄에 마시는 계절주(季節酒)의 특성을 갖춘 술. 이 제법은 오늘날의 양조 과학으로 보아도 정교하며, 조선 양조 기술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2026년, 사회연대경제는 ‘전환의 시대’ 한복판에 있다. 10년 넘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사회연대경제 기본법’이 3월까지 국회에서 처리되면 소셜벤처,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 사회연대경제 조직은 물론 비영리조직 등도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사회적경제 관련 예산을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액하는 등 강력한 정책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작년 10월 행정안전부가 사회연대경제의 주무부처로 지정되면서, '사회연대경제 기본법' 제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관련 예산 증액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셜벤처 생태계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소셜벤처가 공공과 민간 시장의 핵심 주체로 급부상하고 있다. 딥테크 기반의 소셜 임팩트 고도화,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공동체 공급망 구축, 사회성과 기반의 금융 및 마케팅 전략을 통해 소셜벤처는 단순한 ‘생존’을 넘어 ‘시스템 변화’를 주도해 가야 한다. 경기도가 사회연대경제의 혁신과 성장을 선도해 온 지방정부인 만큼, 올해 경기도 소셜벤처들이 보여줄 행보는 대한민국 경제 패러다임 변화의 척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6년 소셜벤처의 핵심 전략과 비전을 세 가
4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5년 주민등록 인구통계 분석’ 결과, 지난해 전체 주민등록 인구 5111만 7378명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084만 822명(5.69% 증가, 2024년:1025만 6782명)이었다. 고령 인구 비중은 21.21%였다. 우리나라는 이미 재작년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인천시 역시 고령화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인천 지역 10개 군·구의 전체 인구 305만 1961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57만 5012명(18.8%)이었다. 아직 초고령사회는 아니다. 그렇지만 지난 2023년 16.6%, 2024년 17.7%에 이어 노인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인천 역시 머지않아 초고령사회가 된다는 얘기다. 정부는 초고령사회를 맞아 ‘지역 돌봄 통합 지원법’을 시행한다. 의료·돌봄·주거·복지 서비스를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통합 제공하도록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역할과 책무가 명시돼 있다. 오는 3월 27일부터는 전국 229개 시군구에서 노쇠·장애·질병·사고 등 일상생활 유지에 어려움이 있어 복합 지원이 필요한 노인·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통합 돌봄’ 서비스가 실시된다. 노인과 장애인들이 살던
세계에서 가장 큰 섬 그린란드. 200만km²가 넘는 광대한 영토에 인구 5만 6000명이 살고 있다. 빙하가 대륙을 뒤덮는 이 광활한 땅은 대서양과 북극해 사이에 위치해 있다. 과거 노르웨이와 덴마크의 식민지가 된 이 땅은 역사적으로 식민지 지배와 그 학대로 얼룩져 있으며, 그 여파는 오늘날까지도 계속된다. 1953년 식민지에서 벗어나 덴마크 왕국에 완전히 통합된 이후, 그린란드는 오랜 세월에 걸쳐 독립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그린란드가 직면한 주요 정치, 사회, 경제적 문제는 주권 획득에 상당한 장애물이 되고 있다. 더욱이 기후 변화로 인해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그린란드의 풍부한 천연자원은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의 탐욕을 점점 더 키우고 있다. 최근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그 야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에 그린란드의 정당들은 “우리는 미국이 되고 싶지 않다”라고 반박했다. 그린란드 의회에 의석을 가진 5개 정당의 지도자들은 “우리는 미국도, 덴마크도 되고 싶지 않다. 우리는 그린란드인이 되고 싶다”고 재차 확인했다. 그들은 또한 “그린란드의 미래는 그린란드 국민이 결정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어떤 나라도 간섭할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2025년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이 세계적 현상으로 확산되며 한국 콘텐츠 산업은 헐리우드 중심의 글로벌 콘텐츠 질서에 대한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흥행 성과는 한국 콘텐츠가 세계의 정서와 문화 규범을 이해하고 설득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입증한 사례다. 필자는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한국 드라마가 한때 시청률 80%를 넘기던 현장을 직접 목격한 바 있다. 2천년대 초 주몽, 허준, 대장금, 선덕여왕으로 대표되는 사극을 통해 형성된 신뢰는 이후 꽃보다 남자와 같은 하이틴 로맨스물로 확장되며 청소년층까지 빠르게 흡수했다. 중동의 어느 나라에 방문했을 때 허준 돌풍 후에 주몽과 선덕여왕이 동시간 대에 방영하고 있었다. 문제는 남성들은 주몽을 보고 싶어했고, 여성들은 선덕여왕을 보고 싶어했다. 외출이 자유롭지 않던 아내들이 드라마도 마음대로 못 보느냐며 항변하자 TV를 더 구입하는 가정이 늘어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한류가 오락을 넘어 사회적 소비 현상으로 확장된 상징적 장면이었다.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려면 이슬람 문화권의 방송 환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국에서 제작하는 영상의 콘텐츠는 수준과 재미가 부족했고, 반면 해외 콘
운전대를 잡고 볼일을 봅니다. 똥을 누고 오줌을 쌉니다. 혹시 눈길이 마주칠까, 차창 너머를 살피며 생리현상을 해결합니다. 그렇게 모멸과 수치를 견뎌야 합니다. 믿기 어렵겠지만 사실입니다. 아니 현실입니다. 철도 기관사들은 그렇게 열차를 운전합니다. 새해가 열렸다고 달라질 건 없습니다. 2026년 1월 12일, 오늘도 그들은 운전대를 잡고 볼일을 봅니다. 운전석을 비울 수 없어서, 도착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승객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 달리는 열차 운전실에서 볼일을 봅니다. 볼일을 보는 순간에도 기관사는 핸들에서 손을 뗄 수 없습니다. 열차에는 ‘데드맨 스위치’가 있어서, 기관사가 5초 이상 핸들에서 손을 떼면 스스로 멈춰섭니다. 의식을 잃을 만큼 심각한 상황이 기관사에게 벌어졌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볼일을 봐야 하는 절박한 순간에도 기관사는 핸들에서 손을 떼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화장실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럴 때를 대비해 소지하는 게 ‘에티켓 백’입니다. 고상한 용어 같지만 별것 아닙니다. 에티켓 백 안에는 휴대용 접이식 좌변기가 들어있습니다. 접이식 캠핑 의자처럼 생겼는데, 가운데 구멍이 뚫려있습니다. 그 휴대용 좌변기를 가방에서 꺼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