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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립운동가 발굴의 중심축 수원박물관

후손 대신 포상신청… 13명의 수원 독립운동가 역사에 남아

  • 등록 2025.07.14 06:00:00
  • 13면

1919년 3·1운동 때 수원지역에서는 격렬한 만세운동이 벌어졌다. 지식인과 학생, 상인, 종교인, 농민, 그리고 사회적으로 천시되던 계급인 기생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계층이 적극 참여했다. 그러나 국가로부터 서훈이나 표창을 받지 못한 독립운동가들이 많다. 남아 있는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광복 80년이 되는 해이다. 무심한 세월이 흘러 자신의 생명과 재산, 가족까지 포기하면서 나라와 겨레를 위해 헌신한 애국지사들은 잊혀 가고 후손들은 여전히 곤궁한 생활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친일 매국노들의 후손은 정·재계, 심지어 학계에서도 주류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조선총독부로부터 받은 친일재산을 돌려달라는 소송전도 벌이고 있다.

 

송병준은 친일파 중에서도 악질로 꼽힌다. 1907년 대한제국 군대 해산과 내정권 이양을 일본에 넘긴 한일신협약(정미7조약)에 찬성한 7명의 친일파인 정미칠적(丁未七賊) 중 한명으로 일제 식민지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민족적 배신자다. 그의 증손자가 인천 부평구 미군부대(캠프마켓) 일대 땅 약 13만평(36만 5000㎡)을 돌려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그러나 2011년 재판부는 “해당 부동산은 친일반민족행위자 송병준이 조선총독부로부터 받은 친일재산에 해당돼 국가 소유라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을사오적 중 한명으로 대표적인 친일 매국노의 대명사 이완용의 증손은 친일 행위로 형성한 재산을 매각해 해외로 이주했다. 이완용으로부터 물려받은 서울 북아현동 일대 2354㎡(약 712평)의 땅을 팔아 캐나다로 떠난 것이다. 이에 광복회는 “친일반민족행위자들에게 ‘친일 재산을 빼돌리는 법’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중대한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며 수사기관의 수사를 촉구했다. 참담한 일이다. 이제라도 친일무리들이 저지른 악질적 매국매족행위에 대한 상세한 연구와 엄정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온몸으로 일제에 저항한 애국지사들의 기록을 찾아내 서훈과 표창 등 포상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수원시가 펼치고 있는 독립운동가 발굴사업을 칭찬한다. 수원시는 2008년 수원박물관 개관 후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독립운동가를 발굴하고, 그들이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을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펼쳤다. 수원시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그동안 발굴한 13인의 독립운동가 특별기획전을 수원광교박물관에서 12월까지 열고 있다. 전시회에 소개된 13인의 독립운동가는 수원시가 발굴해 국가서훈을 받은 인물들이다.

 

기생 신분으로 만세운동을 했던 김향화(1897~미상)지사는 1919년 3월 29일 수원예기조합원 30여 명과 건강 검사를 받으러 가던 도중 화성행궁을 헐고 지은 수원자혜의원 앞에서 독립만세를 외치다가 현장에서 체포돼 극심한 고문을 받았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비밀결사 조직을 결성하고 상해 임시정부로 건너가려다 체포돼 모진 고문 끝에 순국한 이선경(1902~1921)지사도 있다. 

 

반제국주의 기사를 기고한 혐의로 옥고를 치른 유병기(1895~미상), 일제의 수탈로 고통받던 소작농을 돕기 위해 농민조합 활동을 했던 장주문(1906~미상), 세 번의 옥고에도 독립운동을 멈추지 않았던 차계영(1913~1946), 노동자와 함께 독립운동에 나선 수원의 두 여성 최경창(1918~미상)과 홍종례(1919~미상) 등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들의 위대한 활동이 소개되고 있으니 반드시 방문하길 권한다.

 

수원박물관은 최근 김노적(1895.~1963), 이현경(1899.~미상), 문용배(1916.~미상), 윤경의(1893.~미상), 임학수(1923.~미상), 정재억(1910.~미상), 최병두(1925.~미상) 지사 등 총 7명의 수원 출신 독립운동가에 대한 포상을 국가보훈부에 신청했다. “후손이 없거나 증거자료가 부족해 아직 서훈을 받지 못한 인물의 숭고한 희생을 밝힘으로써 후손들에게도 그 정신이 이어지기를 바란다“는 수원박물관 관계자의 마음은 우리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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