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진료실에서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 한 가지 증상만을 보지 않는다. 그 이면에 울리고 있는 여러 몸의 신호들, 겹쳐져 만들어지는 조용한 흐름에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어떤 이에게는 설렘이고, 어떤 이에게는 설명하기 어려운 두려움인 이 느낌은, 심장과 자율신경, 그리고 뇌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보내는 하나의 신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50대 중반의 A는 갱년기 증상으로 내원했다. 불면과 두통, 요통 등 그의 표현을 빌리면 “안 아픈 곳이 없다”는 상태였다. 맥을 살펴보니 심장의 리듬이 일정하지 않았다. 전반적인 치료를 통해 심폐 기능과 컨디션이 회복되면서 부정맥과 여러 증상은 점차 호전되었다. 한동안 안정되었던 그는 얼마 전 다시 진료실을 찾았다. 불면이 시작되었고, 불안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고 했다. 심장의 리듬은 이전보다 더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개인적인 충격적인 사건 이후 수면이 무너지고, 전반적인 컨디션이 함께 떨어진 상태였다. 감정의 변화가 자율신경의 조절 범위를 넘어 심장의 불규칙한 리듬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후 심폐 기능과 자율신경을 안정시키는 치료를 이어가면서 두근거림과 불안은 서서히 가라앉았다
취재원의 SNS 발언이 언론을 거치지 않고 대중에게 곧바로 닿는 현실은 기자의 보도 관행과 언론사의 정파적 시선을 무력화하고 있다. 한때 민주주의의 핵심 제도로 여겨졌던 언론의 게이트키핑(gatekeeping)은 이제 정보를 걸러주는 장치가 아니라, 보고 싶은 사실만 가공해 권력의 입맛에 맞는 프레임으로 포장하는 장벽으로 변질되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 관련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을 두고 벌어진 언론의 보도 경쟁은 그 붕괴의 단면을 보여줬다. 지난 10일 이 대통령은 국제 인권 침해 논란이 된 이스라엘군의 영상 한 편을 엑스에 공유하며 전쟁의 야만성을 비판했다. 인권의 보편적 가치에 호소하는 이 발언은 정치적 계산을 넘어 국제사회의 규범적 메시지였다. 그러나 국내 주요 보수 매체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공격적이었다. 조선일보는 “이스라엘군 아동 고문 주장 영상 공유한 이 대통령”이라는 제목으로 스트레이트 기사를 냈다. 사설에서는 ‘2년 전 팔레스타인과의 교전 중 살해 영상’임을 부각하며 대통령의 경솔함을 꾸짖었다. 하지만 여기서 언론의 시선은 ‘영상의 연도’에 머물렀을 뿐, 그 안의 인권 침해라는 본질을 외면했다. 뒤늦게 월요일에 보도한 한국
인천광역시가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25년 지방정부 적극행정 종합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전국 243개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인천시는 적극행정 성과 창출과 규제·제도 개선 사례, 우수공무원 선발 및 인센티브 제공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적극행정 종합평가는 해당 지방정부의 공무원들이 창의·전문성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한 우수사례, 적극행정 제도 활성화 노력, 교육, 홍보 실적 등을 평가한다. 시는 행정안전부의 지방정부 혁신평가에서도 전국 광역지방정부 최초로 4년(2022~2025년) 연속 최우수기관에 선정됐다.(관련기사: 경기신문 9일자 인천판 1면, '인천 천원 시리즈… 민생 바꾸는 행정 입증’) 행안부의 적극행정 평가와 혁신평가는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단이 정량·정성지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신뢰를 받고 있다. ‘인천은, 언제나 적극행정!’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적극행정을 펼쳤다. 대표적인 적극행정 우수사례 중에 ‘소상공인 반값택배 지원사업’과 ‘아이(i) 플러스 집드림’(‘천원주택’)이 눈에 띈다. 이 가운데 ‘소상공인 반값택배 지원사업’은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를 돕기 위한 정책이다. 인천시가 전국 최초로 시
[ 경기신문 = 엄순엽 화백]
김주연 선생은 동시대의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문학평론가이자 학자다. 특히 20세기 이후의 문학적 흐름을 체계적으로 정리했으며, 동시에 구체적인 작품에 대한 현장 비평에 있어서도 탁월한 성과를 보여준 이론가다. 선생의 원래 전공은 독일문학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한 비교문학적 시각과 한국문학에 대한 새로운 이해는 문학 논의의 전례 없는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저술들은 문학의 본질적 기능, 문학과 이데올로기 등에 대한 이론 정립과 함께 문학을 사회·역사적 맥락으로 바라보면서 같은 시기 문학 논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를테면 문학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며 그 사회가 문학에 어떤 모티브를 공여했는가에 대해, 선생만큼 명쾌한 논리를 펼쳐 보인 평론가는 드물다는 말이다. 선생의 글들은 독일문학과 철학적 전통, 특히 비판이론의 영향을 받아 문학의 분석에 있어서도 단순한 감상이나 수용의 차원을 넘어 이념적이고 사회적인 구조와 연계하는 경향이 강하다. 문학이 현실과 분리될 수 없다고 보고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형국인데, 그 성향에 있어서는 가두로 진출하는 현실 참여보다는 내면적·지성적 관찰과 평가 및 그에 대한 인식론적 대응의 촉발에 더 무게중심을 두었던…
이제 할리우드의 액션영화는 한국에선 예술영화로 취급당한다. 두 가지가 미학적으로 동급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대중적 흥행 파워가 비슷한 수준이 됐다는 점이다. 최근 개봉한 (3월 8일) <크라임 101>은 첫 주말을 넘기며 11,946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치고 있다. 예전 같으면 이런 액션영화는 첫 주 박스오피스가 최소 10만을 넘는 수치를 보였을 것이다. 크리스 헴스워스(인기작 <토르>의 주연배우)가 주인공이고 마크 러팔로, 할 베리 등 중견 배우들이 배수진을 친 영화이다. 그렇다고 영화가 재미없는가 하면 그렇지가 않다. 일종의 케이퍼무비(Caper Movie)이다. 정교하게 계획된 지능 범죄 스릴러 영화라는 얘기다. 크리스 헴스워스가 주도면밀한 보석 강도로 나온다. 할 베리는 보험중개인으로 범죄에 가담하나 나중에 수사에 협조하려 한다. 마크 러팔로는 베테랑 형사로 미제 다이아몬드 절도 사건의 뒤를 쫓는다. 사실 이러한 범죄영화는 클리셰(cliché) 덩어리이기 십상이다. 하지만 영화는 1940년대 필름 누아르의 고전 냄새를 풍긴다. 돈 윈슬로의 동명 원작 소설은 엘모어 레너드가 쓴 범죄소설들의 뒤를 잇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원유 수송로가 막히면서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일부 주유소들이 가짜 석유를 취급하다가 적발돼 충격이다. 에너지 부족 사태를 비롯한 물자 조달에 비상이 걸릴 적마다 그 틈을 노려 일확천금을 꾀하려는 악덕 상혼이 기승을 부리는 일은 나라와 민생을 더욱 곤궁 속으로 몰아넣는 얌체 행위다. 현재의 암흑 터널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시점에 불법 행위에 대한 강력한 차단책이 요구된다.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과천시 과천동의 한 주유소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으로 적발돼 5000만 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화성시 소재 주유소 한 곳도 같은 위반 행위로 5000만 원의 과징금을 받았으며, 용인 지역 주유소 2곳 역시 유사한 사례로 각각 1716만 원과 2548만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지난 10일 0시부터 적용되는 3차 석유 최고가격을 동결했다. 산업통상부는 고시를 통해 석유 최고가격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 동결 조치에 따라 2차 때와 동일하게 ℓ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 적용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역사의 길은 언제나 쉽지 않다. 생계의 위협은 물론 죽음까지도 불사해야 하는 순간에 처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올곧게 그 길을 걸어가는 인물들이 있다. 역사는 이들을 기억해야 하지만, 아직도 그들의 삶은 제대로 기억되지 않고 있다. 묵암 이종일 선생도 그런 분들 중 한 분이시다. 3.1 혁명(운동이라는 표현이 익숙하지만 진행 과정과 목표는 확실히 혁명이다)의 가장 큰 공은 역시 민족대표 33인에게 있다. 몇 사람이 친일의 길을 걸었지만 손병희를 비롯해 몇 분은 옥사하였고, 대부분은 끝까지 변절치 않고 조국의 독립에 몸을 바쳤다. 이종일은 당시 출판사였던 보성사의 사장으로 독립선언서 3만 5000매를 비밀리에 인쇄하여 전국에 배포하는 책임을 맡아 이를 충실히 완수하였다. 그는 33인 중 최고형을 받은 5명 중의 한 명이었고 석방 뒤에도 다시 제2의 독립만세를 준비하다가 실패하고 아사 순국하고 말았다. 충남 태안의 천재로 일찍이 과거에 급제한 그는 구한말의 어지러운 정세 속에서 정3품의 직위까지 올랐지만 벼슬을 내려놓고 독립협회에 참가, 독립신문의 논설 필자로 그리고 순 한글 신문인 제국신문을 발행하고 급기야는 동학에서 천도교로 개명한 종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