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CU가 전국 매장에서 고객이 결제 과정에서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착한 100원 기부 캠페인’을 국내 최초로 시행한다는 소식이다. 왕성한 기부문화가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사실은 세계 최고의 강국 미국을 비롯해 역사적으로 충분히 입증된 지혜다. 우리 사회의 기부문화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기부문화 풍조를 확산시킬 다양한 ‘착한 기부’ 캠페인이 양산되도록 유도하고, ‘기부 정신’을 함양하는 실효성 높은 교육·홍보시스템이 개발돼야 한다. CU의 ‘착한 100원 기부 캠페인’은 셀프포스(Self-POS) 모드에서 신용카드 결제 시 마지막 단계에 기부 선택 화면이 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고객은 기부 여부뿐 아니라 기부처 또한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기부처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RMHC Korea 두 곳이며, 고객이 선택한 기부금은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해당 기관 계좌로 바로 송금되는 구조다. 기존 거스름돈 모금함 방식에 이어 참여형 기부 모델을 추가하며 고객 주도의 기부문화를 확대한다는 것이 CU 측의 설명이다. 이번 캠페인은 기부 금액을 100원으로 고정하는 ‘소액 기부’ 방식을 채택,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심리적 문턱을 낮춘
천지는 쉼 없이 움직인다. ‘논어’에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은 변함없이 운행하고, 만물은 여전히 낳고 자라니, 하늘은 무엇을 말하는가.”라고 말한 게 잘 보여주고 있다. 세월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흘러가기에 시작이 끝이고 끝이 시작이라고 하겠다. 그래서 시작이 좋으면 끝이 좋고, 끝이 좋으면 또 다른 시작이 좋다고 하는 것이다. 격동의 2025년도 저물어 간다. 누군가는 황혼빛이 아름답다고 말하지만 거기에는 그리움과 아쉬움, 그리고 아픔과 슬픔이 짙게 묻어 있다. “미(美)는 우수(憂愁)와 함께 한다”는 존 키츠의 말처럼, 우리는 내면으로 젖어드는 숭고한 아픔과 회한으로 얼룩진 아쉬움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끝이 좋으면 또 다른 시작이 좋다 하지만 당나라 시인 백거이는 나이 먹음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거울 보고 늙음이 기뻐서(覽鏡喜老)’라는 시에서 그는 “늙지 않았다면 요절했을 것이고/ 요절하지 않았다면 노쇠해 마땅한 법/ 노쇠는 요절보다 나은 것/ 그 이치 의심할 나위 없네.”라고 말했던 것이다. 세월의 흐름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다. 근래 크고 작은 송년 모임이 이어지고 있다. 다사다난했던 묵은해를 정리하는 자리다. 하지만, 사실은 ‘군중 속
방 안의 공기가 답답해 밖으로 나갔다. 언제부터 거기 있었는지, 길고양이 한 마리가 마루 끝에 앉아 울고 있었다. 인기척 소리가 나면 도망가 버리던 녀석인지라 모습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자세히 보니, 얼굴과 배는 하얗고 등은 까만 고양이었다. 두 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내 방을 향해 앉아 있었다. 나를 보자 더 큰 소리로 울어댔다. 배고파? 아무것도 못 먹었어? 라는 내 물음에 말귀를 알아듣는 듯, 녀석은 더 큰 소리로 야옹, 야옹, 쉴 새 없이 대꾸했다. 그 모습이 꼭 배고파 보채는 아이 같았다. 사람 먹는 것밖에 줄 것이 없어 한참을 우왕좌왕하다 주방을 뒤져 참치캔 한 개를 들고나왔다. 참치캔을 따는 동안, 기다리는 녀석의 눈빛은 집요하고 진지했다. 어찌나 뚫어지게 쳐다보는지 덩달아 내 마음도 조급해졌다. 드디어 빼곡히 들어 찬 참치 살이 드러났다. 녀석에게 내밀자, 고개를 박고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다. 단 한 번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얼마나 배가 고팠을까, 얼마나 굶었던 걸까? 참치캔 한가운데를 핥는 소리가 사락사락 눈 내리는 소리 같았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캄캄한 마당은 더 스산하고 이따금 바람에 흔들리는 마른 나뭇잎이 바스락거렸다. 사방이…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캠페인이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이다. 오는 2050년까지 기업의 사용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인 풍력, 태양광 등으로 조달하겠다는 기업들의 자발적 캠페인이다. 2014년 파리협정의 성공을 이끌어 내기 위한 지지 캠페인으로 시작됐다. 2030년 60%, 2040년 90% 이상의 실적 달성을 권고하고 있다. CDP(Carbon Disclosure Project,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위원회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이행실적을 공개한다. 이에 경기도는 ‘경기 RE100’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탄소 규제 강화에 대응, 공공부문 재생에너지 100% 전환이 목표다. 공공 분야의 대표적인 사업은 의정부시 북부청사 등 유휴부지를 활용한 공공 RE100 1호 태양광 발전소다. 민간에서는 ‘산단 RE100’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SK E&S 등 8개 민간 컨소시엄과 4조 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뿐만 아니라 29개 시군에서 1만 3000여 명이 참여한 에너지 협동조합이 운영되고 있다. 주택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는데 여기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는 17MW(메가와트)에 달한
올해도 변치 않고 찾아온 가을이 이제는 점차 그 끝을 향해 가고 있다. 가을이 오면 여름의 무더위가 사라지고 맑고 시원한 날씨가 이어진다. 하늘도 더 파랗고 투명해 지면서 청량감을 가져준다. 또 가을은 결실과 수확의 계절이다. 아울러 상념과 그리움, 우수와 고독, 사색과 동경, 그리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계절이기도 하다. 이처럼 가을은 다양한 형태와 의미, 색조를 가진 계절이다. 가을은 풍성하고 찬란한 계절이다. 계절의 황금기라고들 한다. 내가 사는 용인에서도 벌판에 나가면 잘 익은 누런 벼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고 군데군데 참새 떼들을 쫓기 위한 허수아비들이 장승처럼 서 있다. 이제는 논두렁길을 가다가 메뚜기 떼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이 몹시 아쉽다. 시골집 담장에는 빨갛게 익어가는 홍시와 누런 호박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텃밭에서 포도송이가 알알이 영글어가는 풍경도 보인다. 가을은 걷기 좋은 계절이다. 여기저기 가로변과 탄천에는 갸느린 자태의 코스모스가 바람에 하늘거리고 있다. 하양과 연분홍, 짙은 자주색의 꽃잎들이 서로 어울려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코스모스 길은 영원한 마음의 고향길이다. 이 아름다운 가을날, 코스모스 길을 사
인공지능(AI) 기술은 세상을 뒤바꾸고 있다. 생성형 AI 기술의 대명사인 챗 GPT를 넘어서 AI 에이전트 기술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AI 산업은 계속 진화한다. AI 기술 발전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파괴적 혁신이 일어날수록 인간은 편안한 세상에서 살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일자리는 줄어들 수 있다. AI 에이전트 기술은 사람을 대신하여 스스로 결정하고 계획하며 진행한다. 마치 로보택시가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운전하는 원리이다. 이미 로보택시는 미국, 중국에서 상용화되었다. 오픈AI CEO 샘 올트먼은 AI 에이전트 기술을 “신입 사원 수준의 동료이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것은 생성형 AI 기술보다 한 단계 진화된 기술로 사람보다 훨씬 빠른 작업 속도로 일한다. 멀지 않아 인간지능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유한 초지능 AI가 출현하게 될 것이다. 수년 전 빌 게이츠와 메타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앞으로 AI 에이전트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샘 올트먼은 “2025년은 AI 에이전트 시대이다”고 역설했다. 엔비디아 젠슨 황도 CES 2025에서 “AI는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 등 두 갈래로 발전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AI 에이전트 기술은…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기고문) 11월 ‘불조심 강조의 달’이 어느덧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한 달 동안 각 지역 소방서에서는 화재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홍보와 캠페인을 펼쳐 왔으며, 시민 여러분도 여러 활동에 관심을 가져주셨다. 그러나 소방은 강조하고 싶다. 화재 예방은 11월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겨울철 전체를 관통해 지속돼야 하는 ‘생활의 기본’이라는 사실을. 본격적인 겨울철로 접어드는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난방기구 사용량이 급증하고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화재 위험이 가장 높아지는 시기다. 실제로 매년 통계에서도 겨울철 화재는 11월보다 12월 이후에 더욱 많이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전기난로·전기장판·히터·보일러 등 전열기구 사용이 늘면서 과열·과부하로 인한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여러 화재를 살펴보면, 평소 거창한 부주의가 아닌 작고 사소한 실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콘센트에 여러 기기를 동시에 꽂아주거나, 난방기 주변의 가연물을 치우지 않은 채 사용하거나, 전기장판을 접어서 보관한 뒤 그대로 사용하는 등 사소한 습관이 큰 화재로 이어지곤 한다. 소방은 “전기·난방기구는 안전한 사용법을 숙지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