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교육부와 법무부는 지난 2월 12일 ‘교육국제화역량 인증대학 및 유학생 유치·관리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는 대학의 국제화 역량을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하기 위해 2012년부터 관계 부처가 합동으로 시행해 온 제도다. 유학생 유치 확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법 체류 등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각종 지표로 대학을 평가하고, 일정 기준을 충족한 대학에는 인증 자격을 부여해 사증 발급 절차 간소화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반면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유학생 유치·관리 부실이 확인될 경우 제재를 가하도록 설계된 것이 제도의 핵심이다. 정부의 유학생 유치 정책인 ‘스터디 코리아 프로젝트’가 처음 시행된 2004년,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어섰다.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25년에는 25만 명을 상회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양적 확대가 가속화되면서 단순한 유치 경쟁을 넘어 안정적이고 책임 있는 관리 체계의 필요성이 커졌고,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인증제가 정착해 왔다. 이번 평가는 제4주기 기본계획 개편 내용을 반영해 대학의 행정적 부담은 완화하되, 부실한 유학생 관리에 대해서는 제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었다는 점
병오년 설이 지났다. 2026년, 대한민국이 마주한 시대정신은 단연 불확실성이다. 국제 질서는 거칠게 요동치고,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 혁명은 산업과 노동의 지형을 근본부터 뒤흔든다. 세대·이념·진영 간 균열과 저출산·초고령·양극화는 공동체의 신뢰 자산을 잠식하고 있다. 이제는 정부의 국정목표나 대통령 개인의 리더십만으로 국가의 미래를 예측하고 설명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 이럴수록 주권의 주체인 국민은 멈추지 않고 질문해야 한다. 정치·경제·사회·문화는 물론 인구·교육·과학·복지, 안보·외교·통일·재외동포, 에너지·산업·노동·이민, 국토·균형발전·부동산과 기후·정보환경·주식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영역이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꾸며 무엇을 내려놓을 것인가. 답을 미리 정해두고 설득에 나서는 정치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질문은 무지를 드러내는 행위가 아니다. 질문이 사라진 공동체는 정체와 퇴보로 향한다. 알면서도 묻고, 이해했다고 여겨도 다시 점검하는 사회만이 불확실성의 강을 건널 수 있다. 2014년 겨울, 히브리대학교를 찾았을 때의 일이다. 히브리어 집중과정인 울판 관계자는 한국인 유학생들이 좀처럼 질문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소
자동차에 탑재되는 ACC(Adaptive Cruise Control:적응형 순항제어기능) 장치에 대한 맹신이 고속도로 등에서 발생하는 2·3차 사고의 치사율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 비상이다. 운전자들이 ‘운전 보조장치’에 불과한 시스템을 마치 ‘완전자율주행’ 장치로 착각하는 것이 문제인데, 이 같은 오신(誤信)은 자동차 회사의 부실한 홍보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맹신을 개선하는 것을 포함한 사고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고속도로 등에서 발생하는 2·3차 사고 가해 차량은 대부분 ACC 기능을 사용 중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3년(2023~2025년)간 경기남부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110명 중 34명(31%)이 2차 사고로 숨졌다. 한국도로공사 통계에서도 최근 6년간 ACC 사용 중 발생한 고속도로 사고는 31건이며 사망자는 21명으로 집계된다. ACC는 운전자가 설정해 놓은 속도를 유지하면서 앞차와의 간격까지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기능이다. 앞차가 속도를 줄이면 내 차도 알아서 속도를 줄이고, 앞차가 다시 속도를 내면 내 차도 따라 속도를 낸다. 장거리 운전할 때 피로도 덜고, 졸음운전 위험도 줄
올해로 어느덧 결혼 36년이 되었다. 우리 부부는 모두 소아마비로 하지 장애를 가지고 있다. 돌아보면 참 열심히 살아왔고, 어떻게든 살아내었다는 말이 더 맞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 우리 앞에 또 한 번의 위기가 찾아왔다. 아내가 회전근개열 파열로 어깨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다리가 불편해 보조기나 목발 없이는 보행이 어려운 아내가 어깨 수술까지 하게 되면서, 입원 기간 동안 휠체어를 탄 남편인 나와 직장생활에 바쁜 아이들이 돌아가며 병간호를 해야 했다. 5인실 병실에서 전동휠체어를 타고 아내를 돌보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까. 한 손으로는 전동휠체어 조이스틱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아내의 휠체어를 밀며 병동을 오가는 우리 모습은 사람들에게 ‘별난 부부’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모습이다. 사실 우리 부부에게는 아이들을 키우며 겪은 깊은 상처가 있다. 처음에는 아이 하나만 낳으려 했다. 장애가 있는 두 사람이 아이를 키우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롭게 자랄 아이를 생각해 둘째를 낳았다. 어느 날 큰 아이가 아파 병원에 가야 했던 일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아픈 아이를 안고, 동시에
어떤 시간은 멀게 느껴지다가도 때로는 바로 눈앞의 장면처럼 또렷하게 떠오른다. 30년 전 한의과대학에 합격했던 순간도 그렇다. 향우회 선배의 소개로 고향에서 개원 중이던 대선배를 찾아뵙고 식사를 함께한 자리에서 선배는 한의학 책을 건네주셨다. “내 동기가 쓴 책이야.”라며 건넨 책 가운데 한 권의 제목은 ‘음양이 뭐지’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책은 설명이라기보다 질문에 가까웠던 것 같다. 서양 과학과 논리에 익숙했던 나에게 음양이라는 개념은 낯설고 막연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공부를 이어가면서 그 의미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고 점차 생생한 개념으로 다가왔다. 그럼에도 진료실에서 환자에게 설명하려 하면 처음 이 개념을 접했을 때의 낯섦이 떠올라,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음양이라는 말은 해가 비치는 언덕의 밝은 쪽을 양, 그늘진 반대편을 음이라 부른 데서 시작되었다. 밝은 쪽이 생기면 자연히 그늘이 생기듯 이 개념에는 상대성이 담겨 있다. 낮과 밤이 교대로 오고 계절이 순환하듯 자연은 늘 두 흐름 속에서 움직인다. ‘주역(周易)’에서는 이를 두고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라 했다. 한 번 음이 되고 한 번 양이 되는 그 끊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오후 12·3 내란 중요임무에 종사하고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판결 직후 이상민은 변호사와 주변 사람에게 빙긋 미소를 지어보였다. 징역7년에 웃음을 보인 그는 이번 재판의 승리자였다. 그의 미소가 증거하듯 지금 대한민국의 내란재판은 표류하고 있다. 같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우인성 부장판사는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및 무상 여론조사 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창원지법 형사4부 김인택 부장판사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세비 반띵'(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마찬가지로 무죄를 때렸다. 내란재판은 아니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 오세용 부장판사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뇌물 50억원 은닉(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및 아들 곽병채 씨의 '퇴직금' 명목 50억 원 수수(특가법상 뇌물) 혐의에 대해 각각 공소기각과 무죄 판결을 내렸다. 곽상도 역시 활짝 웃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재판이 바야흐로 뽑기가 되어가고 있다. 같은 내란주요임무종
국가 경제는 제조업 성과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제조업은 국가경쟁력의 핵심 기반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한다. 이처럼 제조업은 국가 경제의 근간이자 일자리 창출의 원천이다. 하지만 최근 제조업은 저성장·노동력 부족·기술 경쟁 심화 등 여러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제조업의 근원은 뿌리산업이다. 한데 중국 뿌리산업의 높은 경쟁력 및 젊은 층의 기피 등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 ‘뿌리 기술’이란 주조(鑄造),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 제조업의 전반에 걸쳐 활용되는 공정 기술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을 말한다. "뿌리산업은 이 같은 뿌리 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영위하는 업종이거나 뿌리 기술에 활용되는 장비 제조업종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종을 말한다. 기초적인 제조업을 의미한다. KPIC(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에서 정의된 뿌리산업으로는 일반적인 의미에서 자동차, 조선, 정보통신(IT) 등 국가기간산업인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초산업으로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산업을 떠받치고 있는 주요 분야는 제조업이다. 모두가 잘 아는…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주택 화재는 대부분 가정에서 발생하며, 특히 단독 주택이나 오래된 주택에서는 화재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겨울철에는 난방기기 사용 증가, 전기 사용량 증가 등으로 화재 발생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무엇보다 문제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초기 대응이 늦어질 경우 피해가 급격히 커진다는 점이다. 소화기는 화재 초기 대응의 핵심이다. 작은 불씨라도 초기에 진압하면 대형 화재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소화기 1대만 제대로 사용해도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까지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다. 또한 단독경보형감지기는 연기를 감지해 큰 경보음으로 위험을 알림으로써, 잠든 시간이나 혼자 계신 상황에서도 빠른 대피를 가능하게 한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설치가 간단하고 비용 부담도 크지 않다. 별도의 공사 없이 누구나 쉽게 설치할 수 있으며, 몇 만 원의 비용으로 부모님의 안전을 상시 지켜줄 수 있는 효과적인 안전장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많은 주택에서 소화기나 감지기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설 명절에 고향 집을 방문했다면 한 번쯤 집 안을 둘러보자. 소화기는 눈에 잘 띄는 곳에 비치되어 있는지, 단독경보형감지기는 정상 작동하는지 점검해 보는 것만으로도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