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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찜통피해’ 마트는 ‘피서특수’

폭염이 가른 씁쓸한 풍경

 

 

 

피서지로 특수 누리는 백화점·마트
여름정기세일보다 인파 북적
주말 내내 주차장 ‘입차전쟁’

시름 깊어지는 전통시장 상인들
손님 발길 끊겨 매출 급감
“차라리 문닫고 휴가갈까 고민”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형마트는 ‘피서효과’, 전통시장은 ‘찜통피해’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상 최악의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22일 오후 1시 수원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북수원시장은 주민들의 발길이 뚝 끊겨 말 그대로 한산했다.

평소 같으면 휴일을 맞아 장을 보려는 사람들이 넘쳐날 시간이지만 37도라는 기록적인 더위속에 사라진 인적 사이로 상인들의 한숨소리만 간간이 흘러 나왔다.

25년째 과일가게를 운영중인 김종일(55·가명)씨는 “에어컨도 켜지 못하고 낡은 선풍기에 의존해 가게를 지키고 있는데 이달은 가게세도 나오지 않을 것 같다. 인근 홈플러스도 쉬는 날이고 해서 매출을 기대했지만 아침 9시부터 지금까지 손님은 달랑 3명이 전부”라며 “날이 더워져 보다시피 시장에 사람이 없다. 폭염이 이어지면 팔지 못해 버리는 과일이 더 많아져 손해만 늘 것”이라고 푸념했다.

한 시간 뒤쯤 찾은 정자시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저렴한 가격에 양도 푸짐해 ‘인기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해 늘상 손님들이 기다리기 일쑤였던 A식당은 평소와 달리 손님이 한 명도 없었고, 시장은 아지랑이 열기로 가득했다.

상인 구모씨는 “지난 해보다 확실히 손님이 적어 차라리 문닫고 이른 휴가를 갈까 고민이 많다. 폭염과 불경기가 조금 더 이어진다면 우리같은 시장 상인들은 폐업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반면 대형마트와 백화점들은 주말 내내 도심 속 휴가를 즐기려는 발길이 이어지며 앞서 종료됐던 여름 정기세일보다 많은 인파로, 주차장은 ‘입차 전쟁’을 벌일 정도였다.

특히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이 겹친 22일 롯데몰과 AK프라자가 몰려 있는 수원역 인근은 주차장으로 들어서는 차량의 길이가 100m 가량 이어져 전날에 이어 극심한 정체가 계속됐다. 갤러리아와 NC백화점도 상황도 비슷했다.

AK플라자 수원에서 만난 박모씨는 “어제 밤에 가족들과 더위도 피할 겸 동네 인근인 서수원의 한 대형마트에 갔는데 밤 11시가 넘어도 계산하는데 10분이 족히 걸릴 정도로 사람이 가득했다”며 “오늘은 1시쯤 늦은 점심도 먹고, 영화도 본 뒤 저녁 늦게 집에 갈 생각으로 왔는데 주차장 들어 오는데 40분 넘게 걸렸다. 그래도 집보다는 차라리 마트와 백화점이 낫다”고 말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이면 더위를 피하기 위해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해마다 늘고 있다”며 “사상 최악의 대폭염의 공습에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통시장과의 공생을 위해 일요일 의무휴업에 들어간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의 경우 전날인 21일 밤 늦게까지 카트를 제대로 밀고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넘쳐 나며 ‘폭염 효과’를 톡톡히 누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계속되는 대형점포들의 공습에 전통시장 상인들이 위기로 내몰리는데 이제는 폭염까지 더해져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며 “그동안의 시설 개선과 현대화 노력에 이어 이제 더위 등 날씨를 고려한 적극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안직수·조현철기자 js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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